엔터테인먼트 관련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연말 콘서트 재개 등으로 실적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K팝의 세계적 인기 등에 힘입어 엔터주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에스엠(SM)은 외국인이 700억 원 넘게 사들여 전체 종목 중 순매수세 3위에 올랐다. 이는 순매수세 1위‧2위를 차지한 대형주인 삼성SDI와 엔씨소프트 바로 다음 순위에 달하는 규모다. 이밖에도 외국인은 JYP엔터와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도 각각 400억 원, 70억 원 넘게 사들였다.
외국인이 국내 엔터주에 투자하는 이유는 K팝 공연이 전 세계에서 전면적으로 재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월드투어 확장, 특히 일본 콘서트가 돔 투어로 확장돼 티켓과 MD 등 콘서트 기여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주력 아티스트에서 모객 가능 아티스트로 월드투어 아티스트가 확장되면서 공연 규모가 성장해 콘서트 기여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다수의 신인 아티스트 데뷔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JYP는 상반기 보이그룹(라우드 프로젝트), 하이브에서 빅히트뮤직, 플레디스, KOZ엔터, 빌리프랩 등 레이블에서, SM은 신인 보이그룹을 YG는 신인 걸그룹을 데뷔시킬 계획”이라며 “새로운 아티스트의 성장이 가져올 엔터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년 앨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 성장한 1억 장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 전망치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YG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53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4.9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전망치 또한 700억 원으로, 올해보다 31.0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JYP엔터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1008억 원)는 지난해보다 77.4%, 내년 전망치(1237억 원)는 올해보다 22.8%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엠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32.9% 36.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엔터주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걸그룹의 폭발적인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이그룹이 상단을 열어주며 산업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엔터 ‘대장주’로 꼽히는 하이브는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진다. 하이브는 외국인이 이달 들어 500억 원 넘게 팔아치워 순매도세 9위를 기록했다. 이는 하이브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군 입대와 단체 활동 불확실성 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이브는 주가는 연초 대비 61%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하이브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BTS 관련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된 현시점에서 본업 경쟁력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며 “솔로 활동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견고한 시장 지배력을 입증할 것이며 군 복무 기간에는 구작 판매와 간접 매출을 통해 공백기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025년 완전체 활동을 예고한 만큼 아이돌의 평균 활동 연수보다 훨씬 긴 기간 수익화가 가능할 것이며 연이은 재계약에도 간접 매출을 활발히 일으키며 수익성을 지켜낼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