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1인치] “불공정 엄단” 자본시장조사단 폐지 둘러싼 금융위-금감원 속내는

입력 2022-12-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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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시장은 복잡합니다. 어렵기도 합니다. 투자자, 회사, 정책이 얽히고설킨 시장에서는 매일 새로운 이슈가 발생합니다. [마켓 1인치]는 여러 변수, 이슈가 상존하는 금융투자시장의 현상에 드러나지 않은 이면을 담는 코너입니다. 자칫 놓쳤던 ‘1인치’를 조명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축소도 확대도 아닌 것 같습니다. 글쎄요.”(금융당국 A씨)

금융위원회가 지난 12일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지하면서 자본시장조사단(이하 자조단)을 폐지한다고 공고했습니다. 자조단 업무는 신설될 자본시장국 산하의 자본시장조사총괄과·자본시장조사과가 맡습니다. 올해 3월에 자조단 내에 새롭게 설치된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 업무는 자본시장총괄과에서 맡습니다.

‘국’과 ‘과’ 중간격으로 여겼던 ‘단’이 없어지고 ‘과’가 2개 생기는 것을 두고 확대, 축소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인력이 늘었으니 확대라는 시선이 있는 반면, 직제가 ‘단’에서 ‘과’로 변경한 것을 두고 축소했다는 시선이 교차합니다.

자조단은 지난 2013년 4월 금융위·법무부·국세청·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5개 기관이 모여 마련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근절 종합대책’을 통해 그 틀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법무부 증권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 설치안도 나왔습니다. 자조단과 합수단 모두 그 해에 출범했습니다. 자조단과 합수단이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법무부에서 합수단을 올해 부활한 이후 금융권에서는 자조단이 ‘자본시장조사국’으로 승격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행정안전부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의 정식 직제 전환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업무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일선에 있는 금융위, 금감원의 관심은 더욱 큽니다.

금융위, 금감원 안팎에서는 이번 직제 개편이 ‘자본시장조사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의견과 ‘국’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 교차합니다. 금융당국 출신 관계자는 “금융위 내에서 ‘국’으로 변경하는 것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국’ 승격은 행안부도 거쳐야 하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정책)와 금감원(감독)의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금융위 내 자조단 설치는 적절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금감원 내에도 특사경이 설치돼 있습니다.

경제가 위축되면서 자본시장 분위기도 뒤숭숭합니다. 미공개정보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행위 3대 불공정행위에 대한 우려가 커집니다. 정책과 감독 모두 울타리 역할을 해야 할 시기입니다. 조직 외형의 변화보다 본연의 역할이 더 중시돼야 할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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