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국토의 7분의 1은 북극권 영역
험난한 지형ㆍ혹독한 기후에 강한車
'안전의 가치' 최우선으로 꼽는 볼보
미국 북동부 아이비리그에서 공학계를 주름잡았던 스웨덴 출신 지식인들은 꼭 스웨덴 자동차를 고집한다. 기초과학은 물론 응용과학까지 발달한 스웨덴에 대한 긍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보와 사브 등은 ‘교수님 차’로 불리며 지식인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스웨덴은 역사적으로 북유럽의 패권을 거머쥔 나라다. 면적은 한반도의 약 2배, 그러나 인구는 이제 막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주변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고, 전통적으로 기초과학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해온 덕에 북유럽의 강대국으로 꼽힌다. 단순히 힘으로 얻어낸 패권이 아닌, 일찌감치 화학과 물리학, 역학 등을 바탕으로 탄탄한 기초과학을 키워온 결과다.
덕분에 유럽 여느 국가와 비교해 국민적 자존심과 자긍심이 무척 강하다. 노벨위원회를 영위하며 ‘노벨상’을 주는 국가라는 점도 이들의 지적 자존심에 밑거름이 됐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스웨덴은 남부와 북부의 기후 차이가 심하다. 우리나라처럼 4계절이 존재하되 겨울이 긴 편이다. 전체 국토의 7분의 1은 사실상 북극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부 노를랜드 지역은 1년 가운데 약 6개월 이상 눈이 녹지 않는다. 스웨덴의 많은 스키장이 6월까지 개장하는 것도 이런 지형적 요인이 존재한다.
북유럽 지식 강국인 스웨덴은 일찌감치 자동차 산업도 탄탄하게 다져왔다. 고급 승용차와 대형 상용차 산업은 유럽에서 독일 다음이다.
이제 NEVS로 이름을 바꾼, 한때 항공기 엔진으로 이름난 사브(SAAB)와 우리에게도 낯익은 상용차 브랜드 스카니아가 '메이드-바이(Made By)' 스웨덴이다.
이 가운데 스웨덴 자체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볼보(Volvo)자동차다.
볼보는 1927년, 경제학자 '아서 가브리엘손(Assar Gabrielsson)'과 엔지니어 '구스타프 라르손(Gustaf Larson)'에 의해 설립됐다.
북유럽 산맥을 가로질러 뻗어있는 스웨덴의 험난한 지형과 혹독한 기후를 견뎌낼 수 있는 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ÖV4(Open wagon/ Vehicle 4) 일명 '야곱'을 개발했다.
구텐버그 근처에 스웨덴 최초의 현대식 자동차 공장을 세우고, 회사명은 라틴어 “나는 구른다(I Roll)”라는 의미의 ‘볼보(Volvo)’로 명명했다.
볼보는 1세기를 이어오는 역사 속에서 언제나 핵심가치인 ‘인간 중심(human-centric)’ 철학을 지켜왔다. 덕분에 자동차 안전과 혁신 기술의 세계적인 선두 주자로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 가운데 이례적으로 안전기술센터를 두고 있다. 연구개발 조직에서 안전 기술을 개발하는 게 아닌, 자동차의 안전 기술만 연구하는 조직을 별도로 구성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볼보는 안전에 관한 수많은 세계 최초 기록과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우리가 매일 몸에 휘감는 3점식 안전띠는 1959년 볼보가 처음으로 개발했다. 독보적인 안전기술을 틀어쥔 채 특허권으로 배를 불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볼보는 관련 특허를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와 나눴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안전에 대한 가치’를 널리 퍼트리기 위해서다.
이밖에 △1978년 어린이 부스터 쿠션 △1991년 측면 충격 보호 시스템(SIPS)을 비롯해 20개 이상의 세계 최초 기술이 볼보에서 시작했다. 볼보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과 안전이 존재하는 셈이다.
볼보자동차는 1970년부터 별도의 교통사고 연구팀을 꾸리고 실제 도로에서 벌어지는 사고 현장을 찾아가 도로 및 교통상황, 사건 발생 시각 및 충돌의 원인, 이로 인한 피해 등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연구하고 있다.
수집된 누적 충돌 데이터는 7만2000명 이상의 탑승자와 관련된 4만3000건에 달한다.
정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안전 목표와 시험 프로토콜을 설정하고, 실제 도로 환경에서의 안전성능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안전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그 결과, 볼보자동차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주관 충돌 테스트 평가에서 전 모델이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TOP SAFETY PICK PLUS)’에 선정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3년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가 신설된 이후 어떤 자동차 제조사도 달성하지 못한 '전무후무'한 성과다.
2010년대 들어 볼보의 완성차 라인업은 빠르게 전동화 시대로 향하고 있다.
먼저 전기차 라인업인 △리차지(C40, XC40)에 이어 △세단(S90, S60) △왜건(V90, V60) △SUV(XC90, XC60, XC40) △크로스컨트리(V90, V60) 등이 숨 가쁘게 전기차로 거듭나고 있다.
나아가 전 세계 약 100개국에서 팔리는 이들은 각각의 분야에서 뚜렷한 ‘프리미엄 자동차’ 이미지를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안전과 인간 중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볼보 연구진은 밤잠을 줄여가며 더 나은 안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를 막론하고 어느 시대에서나 볼보 전체 라인업은 '안전'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