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공제 방식 이중과세 논란…세제혜택 강화 필요"
금융당국이 개인연금 활성화를 위해 연금저축 납입 시 소득공제를 부활하거나 연금 인출 시 연금소득세를 인하하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개인연금제도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는 연금저축을 노후에 연금 형태로 수령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중과세 논란이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개인연금 세제 정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제출 보고서에서 "사적연금 인출 시 연금소득세가 부과되는 가운데 납입 시 세제 혜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변경된 바 있다"며 "납입 시 소득공제를 부활하거나 인출 시 연금소득세 인하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개인연금 납입액에는 2014년부터 세액공제가 적용되고 있다. 소득공제 방식이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많이 돌아가 소득분배에 역진적인 성격이 있는 탓에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했으나 이중과세 논란이 일었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세율이 세액공제율보다 높은 계층의 경우, 납입 원금의 상당 부분에 대해 사실상 납입단계와 수령단계 모두에서 세금이 매겨지는 이중과세 문제를 겪게 된다.
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을 포함해 벨기에, 에스토니아, 핀란드, 이스라엘 등 5개국만 세액공제를 도입하고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현재 연금저축(세제적격)의 세액공제율은 5500만 원 이하 시 16.5%, 초과 시 13.2%다.
금융위는 개인연금 수령 기간의 장기화를 유도하기 위해 인출 기간에 비례한 연금소득세의 차등 적용이나 재정 매칭을 통한 유인책 제공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납입단계에서도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세제 혜택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는 "한국의 사적연금 납입금 대비 세제혜택 비율(19.7%)은 OECD 평균(21.5%)을 밑돈다"며 "주요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세제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격차를 고려할 때 세액공제 납입한도를 1900만 원으로 상향해야 미국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금융위는 분석했다.
현재 개인연금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700만 원(IRP 포함)이다. 내년부터는 9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의 연금자산 축적 유도를 위해 추가 세제혜택(현재 200만 원) 한도를 부여하는 '캐치업 플랜'을 상시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평가했다.
또한, 물가 상승을 고려해 현재 1억 원인 즉시연금 납입한도를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저소득층의 개인연금 가입 확대를 위해서는 독일, 영국 등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 재정매칭형 유인책 제공을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우리나라의 경우 퇴직연금은 의무가입 사업장 확대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사적연금의 또 다른 축인 개인연금은 성장세가 더디다"며 "촘촘하고 튼튼한 노후 안전망 구축을 위해 개인연금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