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불법 증축으로 참사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은 해밀톤호텔 소유주 일가의 횡령·로비 의혹을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특수본은 최근 이모(75) 해밀톤호텔 대표이사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특수본은 해밀톤호텔 사내이사와 감사로 등재된 이 대표의 모친 강모(94) 씨와 아내 홍모(70) 씨에게 수 년간 급여 명목의 회삿돈이 비정상적으로 지급된 정황을 포착했다.
특수본은 이렇게 모은 돈을 이용해 비자금으로 조성한 뒤 로비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특수본 측은 해밀톤호텔 불법 건축물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점을 들어 로비 정황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밀톤호텔은 불법 구조물을 철거하라는 용산구청의 통보에도 2014년 이후 5억 원이 넘는 강제이행금만 내며 철거를 미뤄왔다.
한편, 특수본은 23일 구속한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병주(51)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을 상대로 보강조사를 한 뒤 29일이나 30일께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26일에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데이 기간에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이태원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최 과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와 함께 '이태원 참사' 당일 밤 지인과 술자리에서 사고를 인지하고도 현장으로 가지 않고 귀가해 직무유기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