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장 급등 시기 반사효과를 톡톡히 봤던 오피스텔·생활형 숙박시설·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최근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거래량이 급감하고, 웃돈을 얹어줘야 했던 분양권에는 수천만 원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붙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올해 역시 전망이 어둡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내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전체 75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거래량 1858건 대비 59%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 역시 4643억3573만 원에서 1904억1670만 원으로 59% 줄었다.
실제로 서울 곳곳에서 하락 거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문정 아이파크’ 전용면적 25㎡형은 지난달 2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였던 11월 2억3000만 원 대비 2000만 원 내렸다. 지난해 최고가였던 2억8000만 원(5월)과 비교하면 7개월 새 7000만 원이 하락했다.
강서구 마곡동 ‘힐스테이트 에코 마곡나루역 라마다앙코르’ 전용 20㎡형은 지난달 1억8000만 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였던 지난해 10월 1억9000만 원과 비교하면 두 달 새 1000만 원 떨어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20% 하락했다. 전달 대비 변동률은 지난해 8월(-0.08%) 하락 반전 이후 9월 –0.25%→10월 –0.15%→11월 –0.20% 등 내림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동안 규제를 피한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생활형 숙박시설도 외면받고 있다. 2012년 도입된 생활형 숙박시설은 임대 계약을 통해 수익을 내거나 호텔처럼 숙박시설로 운영하면서 고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전매제한이 없고, 청약통장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어 부동산 상승기 당시 매력적인 틈새시장으로서 각광받았다.
그러나 최근 분양 당시 인기몰이를 했던 단지들 분양권에 마피가 크게 붙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르웨스트’ 전용 88㎡형 분양권은 현재 마피가 붙은 매물의 경우 분양가 대비 5000만~8000만 원 낮은 금액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전용 111㎡형의 경우 한 매물이 20억4300만 원에 등록돼 있는데 이는 해당 매물 분양가 대비 3000만 원 낮은 액수다.
이 단지는 2021년 8월 분양 당시만 해도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분양권 전매를 통해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전체 876가구 모집에 57만5950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657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111㎡형에서 6049대 1에 달했다.
단지 인근 M공인중개 관계자는 “분양 당시 투자 목적으로 대거 몰렸었는데, 최근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대출을 일으킨 당첨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수익형 부동산인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공장) 역시 거래절벽인 상황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주요 업무지구와 가까워 배후수요가 풍부하다는 점과 대출이 크게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면서 수요가 몰렸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서울 내 지식산업센터 매매 건수는 60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040건과 비교하면 41.6% 급감했다. 같은 기간 누적 매매 금액 역시 7907억 원에서 5515억 원으로 30.2% 줄었다.
올해 역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어두울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은 아파트 시장의 반사이익을 많이 받는데 현재 아파트 시장 하락세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어서다. 고금리 기조가 강해 단기간 분위기 반전 역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수익형 부동산은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수요가 몰렸는데 지금은 아파트 시장이 부진하면서 수익률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규제를 해제한다 해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 역시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