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전환이 혼란 부추겨
인구, 61년 만의 첫 감소…경제 장기 악영향 우려
중국 경제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혼란에 발목을 잡혔다.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당국이 제시했던 목표치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인구는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장기적인 전망마저 어둡게 했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7%는 웃돈 것이지만,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인 ‘5.5% 안팎’은 크게 밑도는 수치다. 또 1976년 문화대혁명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강타했던 2020년(2.2%)에 이어 46년 만에 두 번째로 낮았다.
작년 4분기 GDP는 그나마 나았다. 2.9% 증가해 예상치인 1.6%를 웃돌았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1.3% 증가해 전망치(0.1% 증가)를 웃돌았고, 소매판매는 1.8% 감소해 전망치(9.0% 감소)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국가통계국은 성명에서 “지난해 중국은 격동하는 국제 환경과 어려운 국내 상황에 직면했다”면서도 “GDP는 다시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고 인민 생활은 지속해서 개선되는 등 경제·사회 전반적으로 안정됐다”고 자평했다.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전문가들은 지난달 당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한 만큼 올해 1분기 경제 상황을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창 슈 이코노미스트는 “지표는 여전히 매우 미약했다”며 “지난달 ‘제로 코로나’ 철회에 따른 중국 전역에서의 혼란과 감염 확산으로 인해 경제가 매우 큰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로우인베스트먼트의 훙하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순수출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부동산 부문의 회복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성장 회복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4.9%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늘었다. 일련의 상황은 일손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중국의 중장기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수십 년 동안 지속한 한 자녀 정책으로 현재 출생률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정책 입안자들의 장기적인 과제는 인구 감소지만, 하룻밤 새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