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도 집회
“서울서 지방기업 지원이 진정한 금융발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200일 넘게 부산 이전 반대 집회를 이어온 산은 노조가 19일부터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장제원 의원 등 일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산은 본점 이전 추진에 힘을 싣는 발언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산은 노조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본점 이전 추진 반대 집회를 열고 “졸속으로 이뤄지는 위법한 본점 이전 철회를 촉구한다”며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산업은행 직원 등이 참석했다. 신한ㆍ우리ㆍSC제일은행ㆍ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등 타행 노조 임원들도 자리했다. 200여 명이 국민의힘 중앙당사 입구 앞에서부터 4~5명씩 차도를 따라 길게 늘어섰다.
노조 측은 일부 국민의힘 소속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묻지마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은 본점 이전은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한국산업은행법 개정 여부를 논의해야 하지만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친윤, 반윤세력을 나누며 파벌 싸움에 급급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한마디로 타당성 검토 없이 일방적 밀어붙이기식으로 (부산 이전 추진이) 강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에게 다른 소리는 한마디도 못 하고 있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의원들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부추기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에게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이렇게 직접 (당사 앞에) 오게 됐다”고 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 위원장은 “전 국민을 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산업은행이 일부 윤핵관에 의해 특정 지역구 선거 전리품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 지역구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확정된 것처럼 발언하며 본인의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책은행을 포퓰리즘의 수단으로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2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에서 장 의원은 “부산을 물류ㆍ항만 허브로 키우기 위해 산업은행 부산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복합금융위기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외국 자본으로부터 우리 토종 기업을 지키고 혁신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산업은행이 역할을 해야 하는 시점에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은 수많은 비용이 드는 일일 뿐”이라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방에 인력을 내려보내는 것보다 지방에 있는 기업들에 더 큰 규모의 돈을 지원하는 것이 산업은행이 수행해야 할 진정한 금융발전임을 알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계속 국민의힘 당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으로 직접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산은 노조는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도 산은 부산 이전 반대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이어질 오전 집회 중 주 1회는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주 4회는 원래대로 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