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 주가 이달 들어 50% 가까이 올라…증권주 ‘강세’
증권업계 지난해 혹한기, 실적 부진 예상…“예의 주시해야”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주 14개를 모두 포함한 KRX 증권지수는 이달 들어 14.62% 상승했다. KRX 증권지수는 지난달만 해도 7.58% 떨어졌다.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던 증권주가 해가 바뀌자마자 반등세로 돌아선 셈이다.
KRX 증권지수에 포함된 개별 종목들도 모두 상승세다. 같은 기간(종가 기준) 한화투자증권 48.58% 올라 가장 크게 급등했다. 이외에도 SK증권(27.27%), 한국금융지주ㆍ키움증권(22.6%) 등 전 종목이 오름세다.
지난해 증권주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시 불황으로 업황 부진에 시달렸다. 하반기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까지 겹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KRX 증권지수도 지난해에만 28.98% 급락했다.
이에 증권주의 상승세와 달리 실적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모회사),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에 대해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약 4238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6.3% 감소했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59.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발표된 증권사 실적은 시장 전망치보다 지지부진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459억 원으로, 2021년보다 43.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보다 9.4% 적은 수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미래에셋증권의 예상 영업이익을 9335억 원으로 전망했다.
증권업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를 증권주의 ‘바닥’으로 보는 분위기다. 올해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데다 정부의 PF 시장 연착륙 지원 방안 등으로 PF 부실 위험 우려로 일부 해소돼 반등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은 감소 중이고 예탁잔고, 신용융자 잔고도 마찬가지”라며 “지난해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 원으로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26일 기준 45조7675억 원인 반면, 1년 전(2022년 1월 26일)에는 71조4673억 원에 달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주 상승세는) 배당락 이전 수준으로의 되돌림이며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최근 증권사의 원활한 단기자금 조달,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긍정적 뉴스지만, PF 이슈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