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와 이를 매번 거부하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30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매일 이혼 서류를 쓰고 있다는 부부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까지 단 2개월 만에 결혼했다는 10년 차 부부. 아내는 다정다감했던 남편의 모습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지만, 결혼 직후 소화기 통증, 안면마비, 수면 장애, 호흡곤란, 우울증 등의 고통으로 하루하루가 괴롭다고 털어놨다. 병원을 전전하며 어떻게든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병원에서는 매번 ‘이상 없음’ 소견이 돌아왔다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에 답답했던 아내는 무당까지 찾아가 원인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남편은 “나는 내가 아파도 죽도록 아프지 않은 이상 그냥 참는 편이다. 병원도 거의 안 간다”며 “근데 아내는 사소한 거에도 병원을 잘 간다. 이번엔 어디가 아플까 걱정 반 답답함 반이 있다”고 오히려 아내를 답답해했다.
또 아내는 “남편이 맥줏집 거래처가 많다. 친구와 같이 거래처를 갔다. 내가 따라가겠다고 했더니 오지 말라고 하더라. 3시간 정도 연락이 안 됐다”며 “이후 남편 휴대전화에서 다른 여자와 연락한 내용을 봤고 그것 때문에 1년을 싸웠다. 그때마다 살갗이 아프고 밖에서 남자랑 여자 대화 소리만 들려도 의심이 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내를 5년 동안 괴롭힌 통증은 촬영 중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던 도중, 아내는 위가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남편은 이러한 광경이 익숙하다는 듯, 아내의 고통에 무감한 모습이었다.
남편의 무덤덤한 반응에 아내는 집보다는 직장에 있을 때 심리적 안정이 찾아온다며 남편을 향한 불편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혼은 안 된다는 남편에게 각방이라도 쓰게 해달라고 해봤지만, 가족이 함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편은 그마저도 거절했다고. 점점 언성이 커지며 싸움이 극으로 치닫자 이를 보다 못한 아이들이 부부 사이를 가로막으며 싸움을 중단시켰다.
오은영 박사는 반복되는 부부 갈등이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며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경고했다. 이어 아내의 원인 모를 고통은 ‘신체화 장애’라고 짚어 눈길을 끌었다. 신체화 장애란 대뇌에 불균형이 생기면 그 부위가 관장하는 신체나 장기에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유발되는 것인데, 신체나 장기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보니 담당 의학과를 찾아도 진단을 받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이를 꾀병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 통증 등의 증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꾀병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그간 답답했을 아내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특히 오은영 박사는 아무리 감정이 상해도 서로에게 하는 막말을 반드시 멈추라고 강조했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남편에게는 아내와 함께 ‘인정’ 대화를 나눠볼 것을 제안했다.
또 남편이 ‘함께’를 강조하다 보니 가족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 경우 자칫하면 독재적인 성향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가족 구성원들의 요구 사항을 수용해주라고 권하며, 그 시작으로 아내의 각방 요구를 들어줄 것을 제안했다. 현재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시청각적 자극에 예민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쉴 수 있는 공간을 주라는 것.
오은영 박사의 힐링 리포트를 들은 부부는 가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출연진의 격려 속에 상담을 마무리했다.
한편 ‘결혼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