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찰풍선 파문 확산…“며칠 더 미국 영공 머물 것 예상”

입력 2023-02-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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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장관 방중 연기…캐나다는 중국 대사 소환
“광범위한 스파이 프로그램 일환”
트럼프 “풍선 격추해야”…국방부, 피해 우려 격추하지 않기로
중국 “풍선, 민간용도로 기후조사 목적”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 1일(현지시간) 중국의 정찰풍선이 떠 있다. 빌링스(미국)/AP연합뉴스

중국 정찰풍선이 북미 영공을 비행하고 있는 사태와 관련해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정찰풍선 파문에 다음 주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을 연기하기로 했고 캐나다는 중국 대사를 소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현재 미국 영토 6만 피트(약 18km) 고도에 떠 있는 정찰풍선은 광범위한 중국 스파이 프로그램의 일부라며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시절에도 미국에 비슷한 장치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기구가 방향을 바꾸는 것을 감지했다. 중국 측이 기구를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며칠 더 미국 영공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중국의 풍선은 우리의 주권을 분명히 침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의 방중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이 실현됐다면 미국 외교수장으로서 5년 만의 방중이 됐겠지만, 결국 무기한 연기되게 됐다.

캐나다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주캐나다 중국 대사를 소환했다”며 “앞으로도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 관리들에게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며 “우리는 미국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하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

문제의 정찰풍선은 중국에서 미국 알래스카주 근처를 지나 캐나다 북서부를 경유해 미국 몬태나주로 들어갔다. 군사시설 정찰 시도 가능성과 더불어 미군의 정보 수집 능력을 시험했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시키지 않고 있다. 당장 떨어뜨려야 한다”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정찰풍선 탑재 하중이 버스 몇 대 무게에 달해 떨어뜨리면 인명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서 지금은 격추하지 않기로 했다. 또 미국 관리들은 “이미 정찰풍선이 수집할 수 있는 정보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중국은 풍선보다 더 나은 장비를 갖춘 위성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이 정찰풍선은 핵미사일 사일로와 연구시설 등 미국의 민감한 군사시설이 있는 아이다호와 몬태나 상공에 머물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풍선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은 이례적으로 융화적인 자세를 취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풍선이 불가항력에 의해 실수로 미국 상공에 도달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풍선은 민간용으로 기후조사가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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