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따른 석유 수요 부진 우려 덜어
약달러, 중국 수요 회복 기대감도 상승 동력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미국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03달러(4.09%) 상승한 배럴당 77.1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2.70달러(3.3%) 오른 배럴당 83.69달러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이달 초 열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이어 다시 한번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환호했다. 금리 인상 우려가 줄어들면서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 걱정도 덜었기 때문이다.
CNBC방송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에 토론자로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과정인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했다”며 “상품 부문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 당시에도 “우린 이제 처음으로 인플레이션 완화가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상품 가격에서 실제로 보고 있다”고 밝힌 적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현재 디스인플레이션 초기 단계로, 갈 길은 멀다”며 “예를 들어 강력한 고용 지표나 더 높아진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 나온다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금리를 더 인상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달러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0.22% 하락한 103.33달러에 마감했다. 통상 달러 가치가 내리면 다른 통화 보유자의 석유 구매 비용이 줄어 수요 증가와 유가 상승에 도움이 된다.
중국 수요 회복 기대감도 여전하다. 앞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 성장이 과거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할 것이라는 징후가 몇 가지 있다”며 “중국은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의 절반인 하루 200만 배럴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 수요 기대 속에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구매자를 대상으로 원유 가격을 인상했다.
프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이는 중국 경제 회복이 현실이 됐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우디가 유가 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건 수요가 꽤 좋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