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용보험 인수업무 21조2000억…중기 자생력↑"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보험평가모형(KRS-I) 고도화에 나선다. 이를 바탕으로 신보는 중소기업 연쇄도산을 막기 위한 신용보험 인수업무를 강화할 계획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10일 ‘보험용 자동 신용평가모형 구축’을 위한 용역 업체 선정 공고를 냈다. 4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사업의 규모는 2억8000만 원이다.
신보는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보험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전용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변화하는 기업정보를 반영해 시의성 있는 신용등급체계를 구현할 방침이다.
신보가 신용보험평가모형 재구축에 나서는 것은 올해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올해 건설사를 중심으로 부실기업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신보는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5대 사업혁신 방향으로 기업의 자생적 성장기반 조성,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리스크 관리 등을 꼽았다.
신보의 신용보험은 기업 간 거래 과정에서 물품 또는 용역을 판매하는 기업이 구매기업의 지급불능이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예측하지 못한 손실에 대비해 가입하는 손해보험으로, 중소기업의 도산을 방지하는 제도다.
신용보험 가입을 원하는 기업은 ‘인수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보험계약자와 구매기업에 대한 신용조사ㆍ등급 산출이 이뤄지는데, 신보는 이번 용역을 통해 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실시간으로 바뀌는 기업 상황을 반영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보는 신용보험평가모형 재구축에 앞서 우선 기존 모형의 운영 현황을 점검한다. 보험용 신용등급 산출 결과의 적합성을 검증하고 간편 등급 등 기존 보험용 신용평가체계 분석에 나선다. 자동 신용평가모형의 데이터 수집대상과 범위 등을 설계하고 자동 산출등급과 기업부도 간 연계성을 종합 검토한다.
이후 신보는 신용등급 자동 산출에 필요한 기업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처리하는 체계를 구현할 계획이다. 신보 관계자는 “대내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신청할 경우, 30분 내로 신청 기업의 신용등급을 실시간 도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업 신용 등급 산출을 위한 데이터 수집 범위도 확대한다. 신보는 재무모형에 부가세 자료 등 변화하는 기업데이터를 추가하기로 했다. 또한, 기업 부도와의 유의성 분석을 통해 기존 평가지표 보완에도 나선다. 계량비재무평가 요인에는 거래처 위험 등을 추가 반영할 예정이다.
신보는 이번 용역을 통해 재구축된 모형을 신용평가업무 외 보험 인수업무에 추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도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신용보험 사업 전반을 고도화해 중소기업 경영안전망과 공적보험 역할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보는 ‘2023년 주요 사업 추진계획’을 통해 중소기업의 연쇄도산 방지를 위해 21조2000억 원 규모의 신용보험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보는 앞으로도 신용보험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신보는 ‘2023~2027년 중장기 경영전략’ 자료를 통해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응해 적극적인 보험 인수 추세를 유지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신속한 경제회복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료에 따르면 신보는 대내외 경기 변동성 심화로 인한 보험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국가 재정부담을 고려해 매년 5000억 원씩 인수총액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보 관계자는 “경기불황 심화로 증가한 보험 수요를 적극 흡수하고 위험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며 “데이터 중심의 신용보험 제도 운용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번 용역을 통해 재구축된 신용보험평가모형은 올 상반기 이후 보험 인수업무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신보는 이를 바탕으로 2025년도까지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시스템, 보험고객 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