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 과학자, 실종자 20만명 추정
2010년 아이티, 2004년 남아시아 이어 최악 우려
전문가들 “내진 기준은 일본 급이지만, 지키는 업체 적어”
1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은 2만8000명이 넘는다. 튀르키예에서 2만4617명, 시리아에서 3575명이 각각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붕괴 건물은 1만2000채로 늘었다.
인명피해는 약 1만6000명이 사망했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훌쩍 넘어섰다. 현재까지 금세기 최악의 지진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러나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을 확률을 24%로 제시했다. 튀르키예 지진 과학자 오브군 아흐메트는 잔해에 덮인 실종자가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30만 명 이상이 숨진 아이티와 22만 명 넘게 사망한 남아시아 대지진에 이어 금세기 3번째로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튀르키예에서 10년 넘게 방재 강연을 하는 일본 건설업체 안도하자마의 모리와키 요시노리 튀르키예 법인 대표는 “2018년 개정된 최신 내진 기준은 일본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이라는 평을 받는다”면서도 “다만 실제로는 기준에 못 미쳐 지진 등에 취약한 건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계나 완공 단계에서 행정적으로 적절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일정한 금액만 내면 기준 미만이라도 통과하는 ‘사면’이라는 구조적 존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뇌물이 아니라 그간 여러 차례 통과한 한시법에 근거한 제도”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평가사 IGD의 아흐메트 뷔위크두만 대표는 “건물 완공 후에도 소유자나 입주자가 불법 개축을 반복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튀르키예 정부는 붕괴 건물과 관련해 건설업자 약 100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건설 과정에서 부실공사가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골든타임인 72시간은 한참 지났지만, 생존자 생환은 계속되고 있다. 지진 발생 엿새째인 이날 한국 긴급구조대는 17세 남성과 51세 여성 등 총 3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한국 구조대가 구조한 시민은 현재까지 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