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 경기가 부진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연초 무역수지 적자 폭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은 14일 "올해 1월 127억 달러의 적자를 보였던 국내 무역수지는 이달 1~10일까지 약 48억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며 "1월보다는 그나마 적자 폭이 다소 축소되는 기류지만 예상보다 적자 폭은 큰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적자 규모는 176억 달러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억 달러 증가한 수준인 동시에 22년 전체 무역수지 적자액 475억 달러의 약 37%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규모도 문제지만 적자 기조가 굳어지고 있음도 국내 경제와 기업에는 큰 리스크"라고 우려했다.
국내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3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거의 매달 월간 기준 사상 최대의 적자 폭을 경신 중이며, 올해 1월 월간 기준 적자 폭이 127억 달러로 처음으로 월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의 주요 원인은 대(對) 중국 무역수지 적자 전환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무역수지의 효자 역할을 하였던 대중국 무역수지는 지난해 5월 상하이 봉쇄조치를 기점으로 적자 전환 이후 적자 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2022년 대중 무역수지가 12억 달러의 흑자라고 하지만 2022년 하반기만 보면 29억6000만 달러의 적자다. 특히, 23년 1월 대중국 무역수지가 39억7000만 달러로 이 역시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적자"라고 했다.
결국,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만성화되고 있는 국내 무역수지 적자 개선에 있어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주요 수출지역 중 큰 폭의 수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지역)는 중국, 광의로는 중화권 수출"이라며 "중국을 위시해 대만, 홍콩 및 말레이시아 등 중국 경제권 지역의 수출이 동반 부진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대중화권 수출 회복 여부가 국내 무역수지 적자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