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과 산업 기반 대부분 동부지역 편중
종전 후 영토 변화가 중요 문제
미국·유럽 기업과 경쟁할 수도, 컨소시엄도 방법”
19일 본지는 주한일 코트라(KOTRA) 키이우 무역관 관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 현재 상황과 종전 후 우리 기업의 재건 사업 참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주 관장은 “우선 무엇보다도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계속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전쟁이 어떻게 끝나는지에 따라 재건사업 형태도 많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전통적으로 농업과 철강, 전력, 항공 등이 발달했고 천연가스와 석탄 등 자원도 비교적 풍부한 국가”라며 “다만 자원 매장지나 주요 산업 기반이 대부분 동부지역에 편중돼 있으므로 종전 후 우크라이나 영토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가 중요 문제”라고 짚었다.
주 관장은 “해당 사업들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고 이 분야들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재건사업 참여 움직임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 유럽 기업들도 재건사업 참여에 열을 올릴 것이고, 우리 기업으로선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국적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우린 제조가 강하기 때문에 설비·기자재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다국적 기업은 재건사업 수주작업을 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주 관장은 “수출이 많이 감소한 이유는 첫째로 전쟁으로 현지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고 둘째로 물류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특히 해상운송을 주로 해왔던 우리 수출기업 입장에선 큰 어려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해상이 봉쇄되면서 우리 기업이 우크라이나로 수출하려면 유럽까지 해상운송을 한 다음 내륙을 통해 우크라이나까지 트럭킹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내륙까지의 육송운송비가 전쟁 전 대비 3배 이상 올라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요 수출품 가운데 승용차는 대부분 중고차다. 전쟁 전엔 한국에서 로리선으로 우크라이나 오데사항까지 운반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반면 유럽산 중고차는 내륙운송으로 바로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어 경쟁력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역 회복은 결국 해상운송이 다시 원활해질 수 있는 시점이 관건”이라며 “전쟁이 멈추고 바닷길이 열리기 전까지 충분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경제 성장은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우크라이나 경제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2%,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28%로 제시했다.
주 관장은 “지난해 GDP 성장률이 -30%가 넘었기 때문에 올해 3.2%라고 하더라도 전쟁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암울한 상황”이라며 “특히 정부 재정이 매우 열악해 경기부양을 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지난해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26.6%라고 했는데, 장바구니 물가를 보면 훨씬 높다”며 “서민들의 생활이 더 팍팍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끝으로 “무역관에서도 매일 모니터링하면서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전쟁이 멈추고 우크라이나 국민이 일상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