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리바트가 브랜드 고급화에 속도를 낸다. B2C 주방가구 시장과 B2B 빌트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리바트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방가구 브랜드 ‘발쿠치네(Valcucine)’와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22일 밝혔다.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발쿠치네는 '보피', '불탑'과 더불어 글로벌 3대 명품 주방가구로 꼽힌다. 인체공학적 설계와 유리, 티타늄 등 주방가구 업계에서 생소한 소재를 활용한 파격적 디자인과 기능성을 앞세우고 있다.
두께 2mm의 얇고 가벼운 초경량 주방 도어를 비롯해 전세계 최초로 100%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 소재 주방가구, 무소음 자동개폐 도어 등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밀라노를 비롯해 파리, 뉴욕, 베를린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 3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리바트는 이미 프리미엄 라인인 '아란 쿠치네'와 메스티지 라인인 '리바트 키친'을 갖추고 있다. 2021년 하이엔드 라인인 죠르제띠를 포함시킨데 이어 또다시 고가 브랜드를 추가해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이번 독점계약 체결로 현대리바트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주방가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B2B(기업간 거래) 빌트인 가구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굳힐 계획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다양해진 주방가구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B2B 빌트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 등에 추진 중인 고급 아파트 재개발 및 재건축 단지별 고객 니즈를 분석해 발쿠치네, 아란 쿠치네 등을 복합적으로 구성한 제품군으로 계약을 수주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리바트가 죠르제띠에 이어 발쿠치네로 하이엔드 라인을 강화한 건 실적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구업계에선 최근 브랜드 고급화 바람이 거세다. 경기 불황과 고금리 등으로 주택 거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가구 수요가 급감하고 실적이 곤두박질 치고 있어서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021년 연간 20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에는 18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경쟁사들 역시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통상 프리미엄 시장은 불황의 영향을 덜 받고, 1인당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으로 통한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021년 죠르제띠를 론칭했다. 죠르제띠는 1898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123년 전통의 위버 럭셔리(uber luxury·초고가 명품) 가구 브랜드다. 지난해 서울 강남에 700㎡(약 211평) 규모의 세 번째 쇼룸을 오픈하면서 브랜드 고급화에 속도를 높였다. 회사 측은 올해 3분기 서울 논현동 부근에 발쿠치네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주요 백화점에 발쿠치네 쇼룸 운영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