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3·4월 퇴임 이선애·이석태 재판관 후임 지명
女 3인 유지…김명수 “재판관 구성 다양화 기대 염두”
오경미 대법관 이어 ‘고법판사→헌법재판관’ 첫 사례
3월과 4월 각각 퇴임을 앞둔 이선애‧이석태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후임으로 김형두(58‧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차장)와 정정미(54‧연수원 25기) 대전고법 고법판사(부장판사)가 지명됐다.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6일 새 헌법재판관으로 김 부장판사와 정 부장판사를 각각 지명하기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이선애 헌법재판관, 정 부장판사는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임이다. 이선애 재판관은 이달 28일 임기 6년이 만료되고, 이석태 재판관은 다음 달 16일 정년인 70세를 맞는다.
김 대법원장은 “헌법재판관 구성 다양화를 향한 국민의 기대를 염두에 뒀다”며 “헌법적 가치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공감 능력과 보호 의지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조화롭게 포용하고 통찰할 능력을 갖춘 인물인지를 주요한 기준으로 했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1993년 판사로 임관한 이래 전국 각지의 여러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을 담당한 정통 법관으로 꼽힌다. 당사자에게 충분한 입증 기회를 부여하고 재판 결과를 납득시키려는 노력으로 소송 당사자들의 신뢰를 얻는 판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부장판사는 재판 업무 외에도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지원장, 수석연구위원, 수석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법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정 부장판사는 1996년 판사 임관 후 주로 대전과 충남 지역 법원에서 재판을 담당했다.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과 공감 능력을 발휘해 당사자의 주장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 대전지방변호사회의 법관평가에서 두 차례 우수 법관에 선정됐다.
여성인 정 부장판사가 내정됨에 따라 여성 헌법재판관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3명으로 유지된다.
정 부장판사가 임명되면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로 2011년 신설된 보직인 고법판사가 헌법재판관이 되는 첫 사례가 된다. 앞서 정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오경미 대법관이 고법판사로선 처음으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헌법재판관과 소장 등 9명 가운데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을, 3명은 국회가 선출하는 사람을, 나머지 3명은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을 각각 임명한다.
이날 지명된 2명은 이달 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청문회 절차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다.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법관과 달리 국회 동의가 필요 없어 본회의 표결을 거치지 않는다. 두 명의 헌법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처음 임명할 자리들이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