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성북구 등 중저가 위주 거래
재건축 기대감에 거래량 ‘껑충’
“급매물 소화…추격매수 지켜봐야”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규제 일번지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1000건을 밑돌며 극심한 거래가뭄에 시달렸지만, 올해 들어 거래량 반등에 성공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설지 이목이 쏠린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1658건으로 지난해 3월(1427건)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주택 거래 신고일이 계약 후 30일 이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거래량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648건에서 △8월 715건 △9월 607건 △10월 559건 △11월 733건 △12월 836건으로 극심한 거래가뭄에 시달렸으나 올해 1월 1419건 거래돼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2월 기준) 거래량 중 절반가량이 3억 이상~9억 원 이하 구간의 중저가 아파트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상승기 10억 원대 이름을 올렸던 단지들이 줄줄이 9억 원 이하로 손바뀜되면서 비중이 늘어났다.
△노원구 242건 △성북구 177건 △도봉구 134건 △강서구 109건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들 지역에선 부동산 하방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아파트값이 2019년 수준으로 회귀하며 내림세가 심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꿈의숲SK뷰’ 전용면적 59㎡형은 지난달 3일 6억50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이는 동일 평형이 2021년 7월 9억5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2억5500만 원 낮은 금액으로, 집값 급등기 직전인 2019년 12월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강서구 화곡동 ‘강서 힐스테이트’ 전용 59㎡형은 지난해 3월 11억5400만 원에 매매가 이뤄졌으나, 지난달 7일 이보다 2억5400만 원 낮은 금액인 9억 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2019년 하반기 시세 수준인 8억8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도봉구 창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도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등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재건축 활성화 기조와 맞물려 창동주공 단지들의 거래량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급매물 소진에 따른 거래량 증가로 앞으로도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1·3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량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쏟아져 나온 아파트 급매물 거래가 소진되면서 시세 하한가가 오른 매물에도 추격 매수가 붙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