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총괄 커넥션 끊고 거버넌스 의지 비치자 1차 ‘껑충’
하이브ㆍ카카오 잇단 공개매수에 급등
카카오와 하이브의 싸움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주식이 연초 대비 2배 넘게 올랐다. 연이은 공개매수에 거래량으로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보다 101.95% 상승한 15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기간 코스닥은 19.12% 올랐다.
에스엠 주식이 첫 번째로 크게 뛰어오른 건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와의 관계를 정리하면서다. 1월 20일 에스엠은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제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당시 에스엠의 발표에 따르면 에스엠은 본사 및 자회사가 보유한 자산 중 본업과 무관한 것들을 매각해 핵심 사업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또 향후 3년간 별도 당기순이익의 최소 2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고 밝혔다. 또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화를 위해 이사회를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3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으로 구성하고, 사외이사는 임시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받겠다고 했다. 기업 거버넌스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8.20% 높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두 번째로 주가가 뛴 계기는 하이브의 공개매수다. 에스엠 현 경영진과 등을 돌린 이 전 총괄이 하이브의 손을 잡고 에스엠 지분 싸움에 들어오자 주가는 12만 원대에 안착했다. 하이브가 인수합병(M&A)을 위해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사들이면서, 공개매수도 동시에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때 하이브가 건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12만 원이었다.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이 에스엠의 최소 가격이 되면서 지난달 27일부터 에스엠의 주가는 주당 12만 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 탓에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하자, 카카오가 나섰다. 카카오가 공개매수 가격으로 15만 원을 제시하면서 에스엠의 주가는 15만 원 선을 형성했다. 3차 주가 급등이다. 특히 카카오가 제시한 15만 원은 하이브가 최대 주주인 이 총괄로부터 사들인 가격보다 높은 가격이다. 일반 주주가 최대 주주보다 높은 가격에 지분을 팔 수 있는 셈이다.
한편 하이브가 공개매수 실패 후 남은 자금과 신규 투자 유치 자금으로 재공개매수할 가능성도 떠오르면서 에스엠의 주가는 식지 않고 있다. 하이브는 현재 1조 원대의 신규 자금 유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달) 31일 주주총회에서 하이브/이수만 진영과 에스엠/카카오 진영 간의 이사회 장악을 위한 총력전이 있을 예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공개매수 분을 차치하고 보면 보유 지분율은 20% 미만으로 경영권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는 10% 이상의 추가 매입이 필요한 상황”이고 “카카오의 경우 30% 이상 지분을 단기간에 공개매수 또는 블록딜 형태로 가져와야만 인수 가능성이 생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