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업황 부진에 증권사 배당금 축소
주주환원 차원서 배당에는 적극적…배당성향은↑
증권사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대다수 증권사가 실적 한파로 배당금을 축소해 고배당 매력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증권사들이 주주환원 차원에서 배당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배당성향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증권의 지난해 결산 배당에 대한 배당성향은 156.4%로 집계됐다. 배당금은 1주당 5원으로 2021년(15원)보다 줄었지만, 배당성향은 직전 연도(15.3%)보다 크게 늘어난 셈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한다.
NH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주당 700원을 주기로 해 직전 연도(주당 1050원)보다 규모가 축소됐다. 그러나 배당성향은 81.2%에 달해 직전 연도(35.6%)보다 높아졌다.
이밖에 △대신증권(15.3%→60.8%) △유안타증권(25%→51.6%) △한양증권(15%→41.8%) △삼성증권(35%→36%) △이베스트투자증권(23.3%→35.7%) △유진투자증권(14.5%→35.16%) 등도 직전 연도보다 주당 배당금은 줄었지만, 배당성향이 높아졌다.
이 같은 배당금 축소는 지난해 증권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와 증시 부진 등으로 업황 악화를 겪은 것이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고는 영업이익 ‘1조 클럽’ 진입에 실패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에도 주주환원 성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배당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배당성향은 높아진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SK증권의 경우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3억 원에 그쳤지만, 배당금액은 총 21억866만 원에 달해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 셈이다.
이번에 배당금과 배당성향 모두 높아진 곳은 한국투자증권뿐이다. 2021년 한국투자증권은 주당 1만2800원을 배당해 31.1%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주당 2만3890원을 주기로 하면서 배당성향이 147.76%를 기록했다.
고배당이 사실상 어렵게 되자 주주환원 차원에서 차등배당에 나선 증권사도 있다. 한양증권은 2020년 이후 2년 만에 차등배당을 발표했다. 다올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차등배당을 하기로 했다. 앞서 교보증권은 3년 연속 차등배당 중이기도 하다.
한편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한국투자증권(2만3890원) △신영증권(4000원) △키움증권(3000원) △삼성증권(1700원) △부국증권(1500원) △대신증권(1200원) 등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