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통과…지주사ㆍ화학사로 분할
주주 지적에 “사업별 전문성 강화”
석유화학기업 OCI가 인적분할을 확정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이번 인적분할로 OCI 창업주 장손인 이우현 부회장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돼 3세 경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OCI는 22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제4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하는 인적분할 계획서를 의결했다.
분할 후 OCI홀딩스는 자회사 관리 및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게 된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미국 태양광 사업은 OCI홀딩스가 맡고, OCI는 베이직케미칼·카본소재 등 화학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기존 주주는 OCI홀딩스와 OCI 주식을 각각 68.8%, 31.2% 분할 받게 되며 분할기일은 5월 1일이다. 신설법인은 같은 달 29일 상장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화학은 OCI의 모태사업이자 국내 최대 사업으로 분할을 통해 사업회사의 경영 독립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투자를 확대해 반도체·배터리 소재 기업으로의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인적분할 후 신설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OCI의 인적분할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 주주가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 부회장은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이 우려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OCI의 최대 주주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의 지분은 5.43%, 이복영 SGC그룹 회장 5.40%이다. 이들은 고(故) 이수영 OCI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이수영 회장의 장남인 이 부회장의 지분은 5.04%로 3대 주주다. OCI홀딩스가 지주회사로서 신설법인 OCI를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선 OCI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OCI홀딩스는 공개매수와 현물출자를 통한 유상증자해 참여로 OCI를 자회사로 편입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OCI 지분을 내놓고 OCI홀딩스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이화영 회장과 이복영 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OCI는 지주사인 OCI홀딩스를 중심으로 주주가치 제고 등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설 OCI에서는 사명을 그대로 사용하며 화학 부문의 독립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중장기 목표로는 2027년까지 OCI홀딩스 연결 매출 100% 증가, 신설 OCI 매출 60% 증가로 설정했다.
주총에서 서진석 고문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사내이사로 포진함으로써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서 고문은 지주사 정식 출범과 함께 OCI홀딩스 신임 대표를 맡는다.
이 부회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그룹 전반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라며 “사업별 전문성 강화 및 최적화 투자 전략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