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석유공사가 발행할 예정인 미 달러화 선순위 무담보 채권의 장기 채권등급으로 'AA'를 부여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석유공사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한국 정부가 특별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석유공사의 신용등급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AA, 안정적)과 동일한 수준이다.
S&P는" 한국석유공사가 발행하는 본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공사의 발행자 신용등급과 동일한 등급을 부여했는데, 이는 공사의 자본구조 상 구조적 또는 계약적 후순위성 등 주요한 리스크가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정책기관으로 국가의 전략적 비축유를 독점적으로 관리하고 국내 석유자원 자급 수준 개선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채권발행으로 조달되는 자금을 차입금 차환을 비롯해 일반적인 기업운영에 사용할 계획이며, 부여된 등급은 최종 발행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우선순위 채무 비중은 약 14%로 S&P의 등급 조정 기준점인 50%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석유공사의 자체 무담보 차입금은 약 13조 원이며, 자회사들의 차입금은 약 2조2000억 원이다.
한국석유공사의 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은 2021년 16.0배, 2022년 6.8배에서 2023년 7.0~8.0배, 2024년 11.0~14.0배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22년 유가상승에 힘입어 전년대비 69% 증가한 3조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EBITDA 마진도 2021년 48%에서 67%로 개선되는 등 호실적을 시현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고점을 기록한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한국석유공사의 수익성은 향후 최대 2년간 둔화될 흐름이다. S&P의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의 EBITDA 규모는2022년 2조5000억 원에서 2023년 2조~2조3000억 원, 2024년 1조~1조5000억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설비투자 부담으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이 그리 견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입금도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