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이 돌아왔다…“연말께 M&A·3사 합병”

입력 2023-03-28 15:25수정 2023-03-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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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달래기 나선 셀트리온 서 회장, “죄송하다” 거듭 사과…실적 개선 약속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셀트리온 제32기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셀트리온)

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실적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그룹의 위기를 타개할 ‘소방수’ 역할로 돌아온 서 회장이 회사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주목된다.

셀트리온은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3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서 회장을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으로, 장남 서진석 이사와 함께 이사회를 이끌게 된다.

서 회장은 “올해 우리 제품을 2조5000억 원 이상 팔려고 한다. 빠른 시간 안에 3조 원을 넘기겠다”라면서 “주가 저평가를 실적으로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테니 조금만 시간을 달라”라고 말했다.

주요 제품 美 출시로 실적 개선 돌파구

올해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잇따라 내놓는다. 먼저 오는 4월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의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출시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지연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5월 말까지 허가를 획득, 7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는 오는 10월 미국 허가가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베터인 램시마SC를 신약으로 허가받아 제품의 가치를 끌어올린단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28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서 회장은 “램시마SC는 미국 출시되면 15만 명의 환자를 예상한다”라면서 “셀트리온USA에서만 램시마SC 2조 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1조 원,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5000억 원을 팔아 2년에서 3년 내 3조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바이오시밀러를 캐시카우로 삼아, 신약 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겠단 비전도 공개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의 매출을 6대 4의 비율로 가져가려 한다”라면서 “올해 상반기 중으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플랫폼을 구축하고, 익수다테라퓨틱스와 함께 경구용 항체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A 본격화…3사 합병 가속

기업 인수·합병(M&A)의 윤곽은 하반기부터 드러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기업 박스터의 바이오파마 솔루션 사업부문 인수를 검토하는 등 현금성 자산을 활용한 M&A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서 회장은 “박스터는 살펴보고 있는 회사 중 하나”라며 ”올 연말에서 내년 사이 (좋은 기회에 대한)M&A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 상장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초 3사 합병은 2021년을 목표로 2020년부터 추진했지만 지연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7월 금융감독원에서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합병을 가속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합병하겠단 제 생각은 변함없다”면서 “지금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받아줄 펀드 운영이 안된다. 금융시장 환경이 안정되면 연말께 합병에 들어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주주 분노에 아수라장…5시간 ‘논스톱 주총’

셀트리온의 주가는 장기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주가 하락에 분노한 주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터져나왔다. 일부 주주들은 ‘경영진 퇴진’을 쓴 붉은 띠를 두르고 격렬히 항의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가 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32기 셀트리온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셀트리온)

주주총회를 진행하기 위한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의 등장에 일부 주주들은 “사퇴하라!”를 외치고, 안건마다 고성을 이어갔다. 기 대표가 “협조 부탁드리겠다. 자리에 앉아주십시오”라고 되풀이하며 훙분한 주주들을 만류했지만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참다못한 기 대표가 퇴장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1시간 이상 이어진 소란은 보다못한 서 회장이 나서면서 일단락됐다. 서 회장은 “기우성 대표는 제가 가장 신뢰하는 오른팔”이라며 “후배들과 책임지고 올해 열심히 하겠다”고 주주들을 달랬다.

서 회장은 주주총회 시작 직전에도 단상에 오른 서 회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그룹과 경영진을 대표해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면서 주가하락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한편, 이날 셀트리온 주주총회는 오전 10시에 시작돼 서 회장과 주주들의 질의·응답을 거쳐 오후 3시께 마무리됐다.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700여 명의 주주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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