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8조…한달 만에 감소세로
"계절적 요인…SVB 여파 아냐"
2월 신규 연체율 0.09%로 올라
지난달 은행권의 총수신 잔액이 소폭 하락했다. 업계는 입학 시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잔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총수신 잔액은 1877조9544억 원으로 전월(1889조8045억 원)보다 11조8501억 원 줄었다.
2월 상승 반전했던 총수신 잔액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총수신 잔액은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감소해왔다.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자 투자 매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4.3%로 최고점을 찍고 이후 하락했다.
5대 시중은행 수신 잔액도 지난해 11월 1901조3628억 원에서 12월 1877조2429억 원, 올해 1월 1870조581억 원 등으로 감소했다.
수신 종류별로 살펴보면 특히 요구불예금 잔액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 요구불예금은 592조9832억 원으로 전월(609조1534억 원) 대비 16조1702억 원 줄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월 815조7006억 원에서 지난달 말 806조2294억 원으로 9조4712억 원 줄었다. 정기적금의 경우 지난 2월 37조3220억 원에서 지난달 37조1304억 원이 돼 1916억 원 증가했다.
업계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총수신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입학 시즌이나 여행 등 돈 쓸 일이 많거나 연초에 만기가 도래되는 적금 가입자들이 많아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1, 2월과 비교해 크게 수신액이 감소한 게 아니므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계속해서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9086억 원으로 전월(685조4506억 원)보다 4조5420억 원 감소했다.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초부터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2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전월 (0.08%)보다 0.01%포인트(p) 높아졌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새로운 부실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5대 은행의 2월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7%,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은 0.10%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대출만기 연장은 최장 3년, 이자 상환유예 조치는 최장 1년 연장한다고 밝히면서 금융사와 차주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기간을 결정하도록 했다.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으로 인해 부실채권은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