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보금자리론 4월 금리 동결
은행과 책정 기준 달라 인하 어려움
"DSR 40% 적용 안 돼 경쟁력 있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하단이 연 3%대에 진입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7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69~5.91%로 집계됐다. 지난달 7일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이 0.75%포인트(p)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연 5~6%대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 특례보금자리론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예금은행 금리 수준별 여신 비중’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에서 신규 취급한 대출금액을 100으로 뒀을 때 금리 ‘연 4~5% 미만’이 60.9%를 차지했다. ‘연 5~6% 미만’은 20.6%, ‘연 6~7% 미만’은 8.2%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일반형 금리는 연 4.15∼4.45%, 우대형은 연 4.05∼4.35%다. 우대형의 경우 사회적 배려층·저소득청년·신혼가구·미분양주택 등의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0.8%p의 우대금리가 적용돼 연 3.25~3.55%의 최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은 신규주택 구매가 40%를 넘어 내 집 마련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높은 금리가 부담을 주고 있어 추가적인 금리 인하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보험으로서 신용생명보험을 정부가 지원해 차주 신용을 보강하고, 그만큼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30일 금리조정심의회를 열고 특례보금자리론의 4월 금리를 동결했다.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향후 자금 조달시장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은행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책정 기준이 다른 것도 금리를 낮출 수 없는 이유다. 혼합형 주담대의 지표는 은행채 5년물 금리로, 6일 기준 3.86%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1월 30일(4.04%) 대비 0.18%p 하락했다. 반면 특례보금자리론의 지표인 국고채 5년물 금리(6일 기준 3.24%)는 같은 기간(3.20%) 대비 0.04%p 올랐다. 자금 조달 비용이 차이가 나 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쟁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과 관계없이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 주담대의 경우 대출잔액이 1억 원 초과 시 DSR 40%가 적용돼 소득과 기존 대출 등 모두 따져가며 대출 가능액을 산출해야 한다.
주금공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금액은 25조6000억 원으로 신청 건수는 11만3000건에 달한다. 1월 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두 달 만에 1년 간 공급 목표인 39조6000억 원의 64.6%를 채웠다.
주금공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3%대 금리는 최하단이기 때문에 이를 체감하는 소비자들은 적을 것”이라며 “다음 달 금리는 매월 마지막 주의 채권시장과 금리를 고려해 정하는 만큼 5월 금리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