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긴축중단 놓고 투자자 엇갈려
3월 CPI 상승 폭, 2월보다 둔화 전망
JP모건 등 주요 은행 실적 발표도 주목
지난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지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 1.1% 하락했다. 성금요일 연휴로 거래일이 평소보다 부족했던 영향도 있지만, 고용지표 부진으로 경기침체가 가까워졌다는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긴축을 멈출 것이라는 기대가 뒤섞이면서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진 영향이 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비농업 일자리는 23만6000개 증가했다.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증가 폭은 2년여 만에 가장 작았다. 실업률은 종전 3.6%에서 3.5%로 하락했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해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조금 올랐다. 앞서 발표된 ADP 3월 민간 고용은 전월 대비 14만5000명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망치인 21만 명을 크게 밑돌았다. 2월 구인 건수도 993만1000건을 기록해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 건을 밑돌았다.
WSJ는 “꾸준한 고용 증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 회의에서 다시 금리 인상 궤도를 유지하게 할 수 있다”면서도 “더 느려진 임금 인상 속도는 연준이 이후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BC방송은 “고용지표는 투자자들을 분열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누군가는 회복력 있는 경제를 좋아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연준이 긴축에서 물러나도록 고용 부진을 원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번 주 가장 눈에 띄는 경제지표는 3월 CPI다. WSJ는 C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각 2월 성적(0.5%, 6.0%)보다 둔화한 수치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전월 대비 0.4% 상승을 예상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CPI 상승세는 전월보다는 둔화하겠지만, 전년 대비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은행 위기와 경기침체 징후에도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으로 기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3월 FOMC 의사록도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다. 연준은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고 금리는 5%에 진입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금융 상황이 벤치마크 지수가 나타내는 것보다 더 경색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경색 범위와 지속 기간”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리 인하는 기본적인 입장이 포함되지 않는다”며 “시장이 올해 말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은행 위기가 조금씩 가라앉으면서 시장에선 연준이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기 시작했다. FOMC 이후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도 재개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국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연준이 할 일은 많다”며 “약간의 추가적인 긴축을 펼치고 나서 정책을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주에도 의사록 공개와 함께 주요 연은 총재들의 연설이 기다리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주요 일정으로는 △10일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회의 주간, 3월 고용추세지수, 2월 도매 재고, 뉴욕 연은 총재 연설 △11일 IMF 세계 경제전망ㆍ금융 안정성 보고서, 시카고ㆍ필라델피아ㆍ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연설 △12일 3월 실질소득, 3월 CPI, 3월 FOMC 의사록, 리치먼드ㆍ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연설 △13일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델타항공 실적 △14일 3월 소매판매, 3월 수출입물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설, 3월 산업생산ㆍ설비가동률, 2월 기업 재고,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JP모건ㆍ웰스파고ㆍ블랙록ㆍ씨티그룹ㆍPNC파이낸셜 실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