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최근 원화 약세 압력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 약화, 특히 예상보다 부진한 수출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이 리오프닝(경기 재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회복이 더딘 점이 원·달러 환율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상품수지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상수지 악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4월 역송금 확대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마이너스 전환이 외환 수급에 주는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최근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이 35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스왑 거래를 체결한 점은 수급 부담을 일부 완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에 대한 기대 변화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 연구원은 "기준금리 차는 미국 은행위기 이후 크게 줄었다가 재차 반등했다. 이러한 기대 조정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상보다 부진한 수출과 수급 부담 등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환율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달러화 강세가 제한되는 환경이지만 최근 은행위기 이후 다소 과도했던 시장의 금리 인하가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 경상수지 등 대외 펀더멘털이 개선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향후 중국 경기 회복이 점차 진행되고, 반도체 경기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역조건 개선 등으로 원화 약세가 점진적으로 되돌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