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IT 수출 부진하고, 중국 관광객 수 회복도 더뎌
하반기 IT 경기 부진 완화로 수출 회복 전망
IT경기 회복 속도 및 중국 산업구조 변화 등은 불확실성
중국경제가 서비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대외 파급영향을 보여주는 수출입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불확실성 역시 상존한다고 봤다.
한은 조사국은 17일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영향 점검' 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소비는 외식서비스, 화장품 등 대면 활동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하고 투자도 정부 지원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대외거래는 수출이 1~2월까지 부진을 지속하다가 3월 들어 증가 전환했으며, 수입은 감소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기계, 철강 등 비IT 부문이 최근 들어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나 반도체 등 IT 부문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대중 수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 흐름을 보이다가 올해 들어 이차전지 재료 등 원자재 수입을 중심으로 반등했다. 이를 반영해 1분기 중 대중 무역수지 적자폭은 확대됐다.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에도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불허 및 한중 간 항공편 부족 등으로 회복이 더뎌 전체 방한 관광객 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우리 국민의 해외 여행수요는 크게 늘어나면서 여행수지가 지난해보다 악화하고 있다.
임근형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장은 "이처럼 중국 리오프닝의 파급효과가 지연되고 있는 건 중국 경제의 내수중심 회복과 IT 부문 등에서의 높은 재고 수준에 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국제산업연관 모형을 통해 살펴본 결과, 제조업‧IT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중국 성장률이 제조업 위주로 1%포인트(p) 높아질 때는 성장률이 평균 0.13%p 개선됐다. 그러나 서비스 위주로 높아질 경우에는 평균 0.09%p 개선에 그쳐 파급효과가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중국 리오프닝의 긍정적 영향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 밖에 리오프닝 파급효과 지연 이유로는 그간 중국의 자급률 상승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전망에 대해 임 팀장은 "당분간 대중 수출은 예상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IT 경기 부진 완화, 중국 내 재고 조정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글로벌 IT 경기 회복 시점 및 속도, 더불어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등 대중 수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중국 관광객 회복 여부도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