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 잠잠해지며 40% 밑으로
마스크 전면해제에 정부 내수 대책까지… 올해 소비심리 살아날 듯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 3년 만에 가계의 4대 필수지출 비중이 4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2년 동안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던 가계가 지난해 코로나가 누그러들자 여가 활동 등 그 외 지출을 늘린 것이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식료품·임대료·가계시설·병원비 등 이른바 4대 필수지출은 384조4913억 원(계절조정·명목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계 전체 국내 소비지출(996조6493억 원)의 38.5%다.
이로써 4대 필수지출 비중은 2년 만에 40% 밑으로 내려갔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가계의 4대 필수지출 비중은 40.7%를 기록하며, 국제통화기금(IMF) 시기인 1999년(40.6%) 이후 22년 만에 40%를 넘겼다. 2021년 역시 40%로 집계되며, 2년 연속 40%를 상회한 바 있다.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은 모두 12개 항목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필수 지출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식생활 관련 지출), 임대료 및 수도 광열(전·월세·수도·관리비 등), 가계시설 및 운영(가구·가전 등), 의료 보건(병원비 등) 등 보통 4개 항목이 꼽힌다.
4대 필수지출 비중이 줄었지만, 여가 활동 지출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가계 전체 국내 소비지출에서 '오락-스포츠-문화' 지출 비중은 7.4%로 전년(6.4%)보다 1%포인트(p) 상승했다.
올해도 소비는 회복되는 추세다. 부진한 수출을 대신해 소비가 우리 경제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매판매 지수(계절조정 기준)는 108.4(2020년=100)로 한 달 전보다 5.3% 증가했다. 1995년 12월(5.5%) 이후 27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소비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심리지수(CCSI)는 92.0으로 전월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한 달 만에 상승 전환이다. 아직 지수 기준선인 100을 밑돌아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크지만 절대 수치로 보면 작년 6월(96.7)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 심리지수는 물가 상승폭 둔화 및 마스크 전면 해제 등에 따른 일상 회복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내수 대책도 소비 회복을 받쳐줄 요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의 내수 대책으로 올해 관광 산업 부가가치 4조6000억 원을 포함해 총 11조2700억 원 생산이 유발될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0.2%에 이르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