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피해금액은 2021년 129억 원에서 지난해 304억 원으로 급증했다. 은행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피해비중도 7.7%에서 20.9%로 늘었다. 비대면 금융거래의 편의성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많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전체 은행권 피해금액은 1451억 원으로, 전년(1682억 원) 대비 231억 원(13.7%)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기활동 위축 등으로 피해금액은 2019년 이후 크게 감소했으나, 감소율은 지속해서 둔화하고 있다. 2020년 65.0%의 감소률을 보였고, 2021년에는 28.5% 줄었다.
피해금액 중 379억 원이 피해자에게 환급돼 환급률은 26.1%를 기록했다. 피해자 수는 1만2816명으로 전년(1만3213명) 대비 3.0%(397명) 줄었다.
가족・지인,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는 사칭형(1140억 원)이 78.6%로 과반을 차지하며, 대출빙자형(311억 원)은 21.4% 수준이다. 특히 메신저, SNS 등 비대면채널 이용 증가로 가족・지인 사칭한 메신저피싱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피해금액은 연령대에 비례하여 증가했다. 60대 이상(673억 원, 46.7%)과 50대(477억 원, 33.1%)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20대·60대 이상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여타 연령대의 비중·피해규모는 감소했다. 사회활동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년층과 금융사기 예방 지식·정보에서 소외된 고령층이 피해에 취약했다.
은행 계좌를 통한 피해금액은 1111억 원으로 전년(1080억 원) 수준이나, 비중은 금융권 전체의 76.6%로 전년(64.2%) 대비 12.4%포인트(p) 증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피해금액은 2021년도 129억 원에서 지난해 304억 원으로 급증했다.
비은행의 경우 2021년 602억 원에서 지난해 340억 원으로 증권사가 중심으로 피해금액이 급감했다.
오픈뱅킹 활성화로 1인당 피해규모 감소세 완만했으나, 1인당 피해금액은 15.1% 감소에 불과했다. 사기범이 오픈뱅킹을 통해 피해자의 다수 계좌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져 1인당 피해 규모가 2019년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률은 2020년 48.5%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크게 하락했으나 지난해는 26.1%에 불과했다. 피해금이 단기간에 다수의 계좌를 거쳐 이전되면서 신속한 지급정지가 어려워졌다.
대출빙자형 사기 피해가 2020년 이후 급감하면서 가족·지인 사칭 메신저피싱이 보이스피싱의 주요 유형으로 성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메신저를 활용한 비대면 소통이 증가하면서 가족·지인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후 개인정보 등을 탈취하는 수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감축하기 위한 금융사의 노력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내부통제 수준을 평가할 예정”이라면서 “금융권 스스로 충분한 물적·인적 설비를 갖추고, 내부통제 시스템상 미비점을 개선토록 하는 등 피해 감소 노력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