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내 오프라인 매장 2곳 열어
애플 매출 60%가 아이폰이지만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숙단계
인도 스마트폰 보급률 절반 못 미쳐 마지막 개척지
애플이 ‘마지막 프런티어’ 인도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인도를 방문 중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성장과 투자에 전념할 것을 약속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모디 총리와 만난 후 쿡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린 기술이 인도 미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관한 모디 총리의 비전을 공유했다”며 “교육에서 생산, 환경에 이르기까지 인도 전역에서 성장하고 투자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주제에 대한 견해를 공유하고 인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술 기반의 변화를 논하게 돼 기뻤다”고 화답했다.
쿡 CEO는 전날 뭄바이에서 열린 애플의 첫 인도 오프라인 매장 개장식에도 참석했다. 20일에는 뉴델리에서 인도 두 번째 매장이 개장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그는 일선 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만나고 개발자 커뮤니티를 방문하는 등 인도 내 각계각층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쿡 CEO가 인도에서의 보폭을 넓히는 건 사실상 인도를 마지막 개척 시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 전체 매출의 60%를 아이폰이 차지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81.6%를 기록했고 일본과 중국 보급률도 각각 78.6%, 68.4%에 달한다.
반면 올해 중반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인도는 여전히 시장 개척 여지가 크다. 14억 인구에 달하는 인도의 지난해 스마트폰 보급률은 46.5%로 절반이 채 안 된다.
인도의 경우 전체적인 소득 수준이 낮은 탓에 고가 상품을 자랑하는 애플은 그간 시장 경쟁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인도에서 아이폰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빠른 도심을 중심으로 소득 수준이 오르고 있고 이로 인해 아이폰과 같은 고가품을 선호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설명했다. 미국 리서치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 평균가는 224달러(약 30만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18% 상승했다.
그간 인도 시장에서 과반을 차지했던 중국 브랜드가 역풍을 맞은 점도 애플엔 호재다. 오랜 기간 국경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최근 들어 경제적으로도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일례로 2020년 인도 북부 라다크에서 양국 병력이 충돌해 사망자가 나오자 인도 정부는 틱톡을 비롯한 중국 앱 이용을 금지하며 경제적 제재를 가했다. 스마트폰과 관련해선 지난해 불법 해외송금 혐의로 샤오미 자산 555억 루피(약 8969억 원)를 압수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
게다가 인도 정부 역시 제조업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만큼 애플이 중요한 파트너라 할 수 있다. 라지브 찬드라세카르 인도 전자·정보기술 담당 국무장관은 WSJ 인터뷰에서 “인도는 애플을 중요한 글로벌 브랜드로 보고 있다”며 “애플이 인도를 제조와 테스트, 연구·개발(R&D)의 본고장으로 만들어 주길 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