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라시아 업무 특별대표 우크라이나에 파견
우크라, 신임 주중 대사로 파블로 리아비킨 임명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1시간가량 통화했다. 이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두 정상 간의 첫 접촉이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중국의 핵심 입장은 협상을 권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면서 “대화와 협상은 실행 가능한 유일한 출구”라고 말했다. 또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상호 존중이 중국-우크라이나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중국 정부 유라시아 업무 특별대표를 우크라이나 등에 파견해 정치적 해결을 위해 각 측과 소통할 것이라고 밝혀 중재 외교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핵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핵 문제와 관련해 모든 관련 당사국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며, 진정으로 자신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행동하고 위기를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 길고 뜻깊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나는 중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임명뿐만 아니라 이 통화가 양국 관계 발전의 강력한 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통화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파블로 리아비킨 전 전략산업부 장관을 신임 주중 대사로 임명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달 20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6시간 넘게 단독 회동하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했다. 몇 달 전부터 통화 요청을 보내오던 젤렌스키 대통령을 줄곧 무시한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시 주석의 침묵은 “중국이 분쟁에 중립적이며 분쟁 해결 역할을 하고 싶다”는 주장에 대한 서방의 깊은 회의론을 부추겼다.
블룸버그는 “이번 통화의 상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PISM)의 저스티나 슈추들리크 부소장은 이 통화에 대해 “중국이 평화적이며 자신이 러시아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수습책 또는 홍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중국이 전화 통화에 대한 공식 설명에서 ‘러시아’와 ‘전쟁’이라는 두 단어를 빼버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이날 외무부를 통해 전화 통화에 대한 조용한 반응을 보였다. 마리아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 측이 협상 과정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음에 주목한다”며 “평화를 위한 어떠한 계획도 워싱턴에 의해 통제되는 꼭두각시들에겐 적절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 전화를 ‘좋은 일’이라고 부르며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존 F.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의미 있는 명화 운동, 계획, 제안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지금 당장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