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허용하면서도 혐오발언, 허위정보 등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는 콘텐츠 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EU가 대형 플랫폼의 무분별한 콘텐츠 확산 방관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스팸ㆍ사기 등에 대한 유해 콘텐츠 구별은 아직 쉽지 않은 상태다.
27일 장 자크 사헬 구글 아태지역 콘텐츠 정책 총괄은 온라인 간담회에서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글은 이용자들이 유해 콘텐츠를 보기 전에 영상을 차단하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꾸준한 머신러닝을 통해 콘텐츠 관리, 검토와 관련된 작업을 진행하며 유해 콘텐츠 발견 비율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2022년 4분기에 삭제된 유튜브 영상 94% 이상이 머신러닝에 의해 이용자가 시청하기 전에 먼저 감지됐다. 이 중 71% 이상이 조회 수 10회 이하를 기록했다.
기계뿐만 아니라 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 현재 구글에서는 2만 명이 넘는 인력이 모든 플랫폼에 거쳐 콘텐츠 관련 정리, 제거 업무 담당하고 있다. 한국어를 포함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리뷰어들이 법적 삭제 요청과 표시돼있는 플래그들을 24시간을 거쳐 평가하는 작업을 거친다.
장 자크 사헬은 "구글이 정보에 대한 액세스를 주면서도 유해한 콘텐츠를 막아내는 방식에 기계들이 많은 도움을 주지만, 기계의 한계는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사람들이 작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적절한 콘텐츠와 그렇지 못한 콘텐츠 간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때 두 가지가 핵심 원칙으로 사용된다. 첫 번째는 법, 두 번째는 정책이다.
법을 통해 콘텐츠를 가려내는 건 비교적 간단하다. 구글이 활동하는 나라의 법을 기반으로 불법, 위법 콘텐츠로 의심되는 내용에 들어오는 신고를 검토한 후 위반으로 판단되면 영상을 막는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맥락이다. 장 자크 사헬은 "비교적 간단한 기준을 가지고 하지만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책임감 느끼며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유해 콘텐츠를 가려내는 두번째 경로는 정책이다. 구글은 자체적인 정책을 운영 규칙에 따라 각 서비스와 제품에서 허용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리해 적용하고 있다.
이때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은 각각 위험 정도가 다르다. 가장 제약성이 높은 건 광고다. 그는 "유해한 콘텐츠나 경험을 일삼는 자들이 수익을 얻는 걸 보고 싶지 않고, 그들로부터 수익을 얻고 싶지 않다. 그래서 제약을 높게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자크 사헬은 "구글의 제품들은 각각 나름대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특성에 맞는 적합한 운영이 세워진다"며 "이 정책들은 한편으로는 다양한 목소리 접근을 제공하면서, 유해한 콘텐츠와 행위를 제한하는 것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책은 까다롭게 만들어진다. 새로 발행하는 유해 행위를 파악하고, 구글 정책에 위반하는 격차가 있다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나선다. 전문가 인풋, 유저 신고, 신뢰에 기반한 신고자의 의견, 규제 당국의 가이던스 등을 받아 부족한 부분을 파악한다.
재검토 과정도 거친다. 장 자크 사헬은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고, 우리 정책도 따라갈 수 있어야만 한다"며 "정기적으로 정책을 재검토하는 작업을 진행해 정책들이 사회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스팸, 사기 등에 대한 유해 콘텐츠 구별은 아직 쉽지 않다.
앞서 4월 13일 금감원은 유튜브를 통한 가상자산 투자 사기에 대해 소비자들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불법 업체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국내 대기업이 직접 투자한 코인"이라며 투자자를 유인한 후 가짜 상장 정보를 제공하거나, 허위 코인 지갑 사이트를 만들어 코인이 입금된 것처럼 조작하는 등의 수법을 펼치는 행위가 골자였다.
가상자산 사기 영상에 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의도가 중요하다"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의도 자체가 사기다, 허위 정보다 이럴 경우에는 저희가 검토해서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제목에 따라, 썸네일에 따라 사기인지를 판단할 수 없다"며 "아 다르고 어 다른 문제라 영상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용자들의 신고에 귀 기울이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온다고 바로 조치되는 건 아니지만 신고 한 건만 들어와도 저희 쪽에 바로 플래그 된다"며 "이용자가 신고를 하게 되면, 메일을 통해 신고한 영상이 어떻게 조치되고 있는지 팔로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