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회 대표단 남성 10명 중 절반 수녀 대체
비주교 신도 70명에 투표권 부여, 절반 여성으로
여성단체 “교회 2000년의 역사적 조치”
보수단체 “진보적 이념 침투하기 위한 트로이 목마”
시노드는 전 세계 주교 대표자들의 회의체로, 가톨릭 교리와 규율 등을 논하는 자리다. 특정 사안이 발생하면 참석자들은 투표를 통해 의견을 모은다. 그간 이곳에서 투표할 수 있는 건 남성뿐이었고 여성은 참관인 자격만 가졌다.
그러나 교황청은 남성 10명으로 구성됐던 수도회 투표 대표단 절반을 수녀 5명으로 채우고 비주교 신도 70명에게 투표권을 새로 부여하되, 절반은 여성에 할당한다는 내용의 규칙 변경안을 교황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시노드엔 보통 300명이 참석하기 때문에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여전히 (남성) 주교들일 것”이라면서도 “이 변화는 수 세기 동안 남성 중심적이었던 조직에 있어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평했다.
NPR통신은 “이번 개정안은 오랫동안 성직자나 주교, 추기경에게 맡겨졌던 교회 업무에서 평신도가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던 교황의 가치관을 강조한 것”이라며 “여성을 2등 시민으로 취급하는 바티칸을 오랜 기간 비판해온 가톨릭 여성단체들은 교회 2000년의 역사적인 조치라고 칭찬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번 결정에 바티칸 내 보수파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수적인 가톨릭 커뮤니티인 ‘실레레 논 포섬(Silere non possum)’은 “교황과 추기경들은 개인적인 야망을 위해 교회를 방해하는 데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을 이곳에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며 “야심 찬 평신도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보수 비판자 중 일부는 시노드를 교회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관료주의적 서커스로 칭했고, 새로운 규칙에 대해선 진보적인 이념을 교회에 침투시키려는 트로이 목마라고 불렀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시노드는 10월 4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