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美 IRA에 반사이익…세제 혜택에서 수주 확대까지

입력 2023-04-29 06:00수정 2023-04-2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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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국내 배터리 업계의 수혜가 본격화하고 있다.

첨단 제조 세액공제(AMPC)라는 직접적인 혜택을 받게 된 것은 물론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 요청이 늘어나는 간접적인 수주 확대 효과까지 얻게 됐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만큼 IRA 혜택 규모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美에 공장 둔 국내 배터리 업체…AMPC 기대이익 확대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미국 오하이오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6% 증가한 영업이익 6332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만 작년 한 해 연간 영업이익(1조2137억 원)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였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IRA의 세부 조항인 AMPC 효과가 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에 대해 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항이다. 현지에 생산공장을 둔 배터리 업체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영업이익에 AMPC 예상 금액을 반영하기로 했다. 1분기의 반영 금액은 무려 1003억 원에 달한다. 전체 영업이익 6332억 원의 15.8%를 AMPC로 번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에만 약 1조 원의 영업이익을 AMPC로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온' 역시 올해부터 수천억 원 규모의 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2025년까지 AMPC로 약 4조 원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에 배터리 생산공장이 없어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AMPC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삼성SDI도 2025년부터는 수혜 대상이 된다.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합작공장이 2025년부터 가동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조금 받자"…국내 배터리 업체에 잇따라 ‘러브콜’

▲정의선(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SK)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IRA 전기차 보조금 조항에 따른 반사이익까지 얻게 됐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는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 요청이 늘어나며 수주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최종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IRA 규정에 따라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을 북미 지역에서 생산하고,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한다는 조건을 충족한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완성차 업체는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배터리 업체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하는 배터리를 탑재한 고객사의 전기차가 IRA 전기차 보조금을 모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서는 주요 완성차 업계의 협력 요청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6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IRA 정책이 발표된 이후에 미국 현지에서 다수의 메이저 고객사들로부터 추가적인 공급 및 사업 협력 요청이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추가 수주 계기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체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의 협력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SK온과 현대차그룹은 25일 미국 조지아주에 2025년 말 양산을 목표로 연산 3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셀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같은 날 삼성SDI도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연산 30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美 생산능력 확대에 IRA 혜택도↑…불확실성은 여전

합작공장 건설 등으로 미국에 내 생산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가 받는 AMPC 혜택도 커지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부터 2032년까지 최대 180조 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다만 AMPC에 대한 세부 규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지급 형식이나 한도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발표된 IRA 세부 지침에는 AMPC 관련 총예산의 한도 여부나 수취 방법 등 세부적인 지침이 없었다”라며 “AMPC에 대한 세부 업데이트 여부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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