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 당국 개입 임박”...주가 또 40% 넘게 폭락

입력 2023-04-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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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C, 파산관재인 맡을 가능성 커져”
민간 주도 구제 원했으나 여의치 않게 되자 개입 나설 듯
주가 43% 넘게 폭락

▲퍼스트리퍼블릭 산타 모니카 지점이 보인다. 산타 모니카(미국)/AFP연합뉴스

미국 지역 중소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가 28일(현지시간) 또 40% 넘게 급락했다. 당국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때처럼 직접 개입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영향이다.

CNBC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의 파산관재인(Receiver)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은행업계 주도의 구제가 여의치 않게 되자 SVB와 비슷한 방식으로 FDIC의 공적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이에 FDIC는 퍼스트리퍼블릭이 FDIC의 공적 관리에 들어갈 경우 이 은행의 자산을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를 다른 은행들에게 타진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전날 CNBC는 퍼스트리퍼블릭은 대형은행들에 채권과 그 밖의 다른 자산을 시세 이상의 가격에 인수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었다. 당초 미국 금융당국은 SVB를 비롯해 연이은 미국 중소은행들의 파산을 막기 위해 은행업계의 자체적인 구제책 마련을 기대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들 사이에서는 시세 이상 가격에 퍼스트리퍼블릭의 자산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손실 부담론이 커졌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은행 규제 당국이 퍼스트리퍼블릭이 더 이상 민간 구제를 추구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공적 관리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공적 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지난달 SVB와 시그니처은행 이후 세 번째로 파산한 미국 중소은행이 된다.

SVB 사태 때처럼 퍼스트리퍼블릭이 FDIC가 파산관재인으로 임명돼 공적 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사실상 강제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실질적으로 가치가 사라지게 된다.

이 소식에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이날 43.30% 폭락한 3.5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낙폭이 50%까지 확대돼 역대 최저치인 2.98달러를 터치하는 장면도 있었으며, 변동성이 커지자 거래가 여러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이날 기준으로 올해 97% 넘게 폭락했다.

한편,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SVB 붕괴에 대한 검토 결과 보고서를 내고 극도로 열악했던 SVB의 관리 체계, 느슨한 정부 감독, 약화한 규제가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고 밝혀 연준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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