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는 4월 KG그룹으로부터 KFC 인수했다.
“‘재계발’ 구조조정 인수·합병(M&A)이 활발할 것이다” 국내 M&A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남은 기간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과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 김승연 회장이 이끄는 한화가 M&A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수년간 대형 딜을 주도하며 승부사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이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분야 등에서 M&A가 활발할 것으로 봤다.
◇올해 M&A 주목 기업 삼성·SK·한화…서서히 움직이는 시장=최근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들의 경우 올해 M&A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고, 실제로 나선 기업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대기업이 가장 관심을 보일까에 대한 물음에 전문가 대다수는 삼성, SK, 한화 등을 꼽았다. 또 특정 기업을 꼽진 않았으나 M&A시장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준기 법무법인 태평양 기업법무그룹장은 “삼성·LG·SK·현대차·한화 등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M&A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테크(tech) 부문이나 원자재 획득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경수 삼일PwC 파트너도 “가장 활발한 곳은 SK·한화·포스코·롯데로 꼽을 수 있다”면서 “삼성이나 현대차 등은 밸류체인 상 크로스보더 M&A에 포커싱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오창걸 서현회계법인 시니어 파트너는 “삼성·한화·CJ·GS 등을 꼽을 수 있으며 특히 한화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이후 한국항공우주 등 주요 방산시장으로 확장이 예상된다”면서 “수차례 시도가 있었으나 굵직한 성공을 하지 못한 GS그룹 등이 시장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승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금리 문제와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M&A 시장이 많이 위축됐지만 올해 초 반사 작용으로 M&A 거래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고객들도 활발히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아직 몸을 움츠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장균 삼정회계법인 상무이사는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인수를 하는 것 보다는 자금을 유치한다거나 오히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을 좀 더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올해 상반기에 M&A 시장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블확실한 부분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M&A 시장주도 ‘이차전지’…소부장·ESG도 거론=올해 M&A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펼쳐질 분야로는 이차전지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ESG 분야 등도 함께 거론됐다.
정 파트너는 “현재 이차전지가 매수자와 매도자의 니즈가 맞아 상당히 활발하다”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부장 쪽도 주목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분야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대기업 입장에선 단기적으로 ESG역량을 키우려고 한다”면서 “관련 사업 분야를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ESG가) 인식되면서 유망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조 상무이사는 방산·에너지를 꼽았다. 그는 “전세계적 공급망 이슈와 자국 이기주의 같은 부분으로 방산·에너지가 다시 주목을 받을 것 같다. 다만 매물이 아직 많지는 않다”면서 “금융사 쪽에서는 딜이 많이 이루어질 것 같다. 새로운 회계 기준이 마련됨에 따라서 거기에 적응·준비 하지 못한 보험사 위주로 매물들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모펀드 올해도 큰 역할…MBK·한앤코 주목=아울러 전문가들은 최근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약정액)이 많이 남은 사모펀드(PEF)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도 M&A에서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주목할 사모펀드 운용사엔 MBK, 한앤컴퍼니(한앤코) 등을 꼽았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보류됐던 자금이 시장에 많이 풀릴 것 같다. 특히 대기업들이 보완·정리가 필요한 사업에 M&A를 많이 활용할 것”이라면서 “PE들이 M&A 시장에서 자금 조달, 기업가치 증대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추세는 계속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MBK와 한앤코가 가장 액티브하고, 대형·중대형 이상 PE들은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주성훈 법무법인 시헌 대표변호사는 “드라이파우더가 향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다만 금리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분위기가 살아난다면 블라인드 펀드가 좀 더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그룹장은 “드라이파우더가 쌓인 글로벌 PE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본다”면서 “칼라일그룹, TPG, KKR, 베인캐피탈 등과 국내에선 MBK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MBK는 올해를 기회의 해로 선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조 상무이사는 “사모펀드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 같지 않아보인다. 현재도 대세”라면서 “주목할 사모펀드 운용사는 MBK, 한앤코, 스틱, IMM 등을 꼽을 수 있겠고, 중견 PE들은 스톤브릿지, JK, SBI 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파트너는 PE와 SI의 연합 움직임을 전망했다.
그는 “최상위 투자그룹 외에는 과거와 달리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SI(전략적 투자자)와 연합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M&A를 진행할 것 같다”면서 “주목할만한 PE로는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건을 진행한 유니슨캐피탈, SI와 연합 경험이 많은 H&Q코리아,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기업이 해외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거나 아웃바운드 M&A에 나서는 사례가 드문 이유에 대한 질문엔 투자 난이도가 어려울뿐더러 언어 장벽 문제가 크다고 봤다.
이 그룹장은 “스타트업 투자는 난이도가 매우 높은데다 해외시장은 친숙하지 않아 더 어려움이 있다”면서 “아웃바운드 M&A가 잘 안되는 이유는 우리 기업 문화와 언어 장벽 문제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으로 해외투자가 생존의 문제로 변하고 있어 문화나 지배구조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변호사도 “아웃바운드 딜을 활성화 한다는 것이 국내 제도적 차원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결국 많아지려면 기업의 철학, 여유 자금, 경영 성장 전략들이 요인이 되어야 하고, 국가 간 보이지 않는 장벽 등도 없어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상무이사는 “크로스보더M&A에 경험과 인력이 있는 곳들은 용이하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M&A경험이 있으면서 영어에도 능통해야하는 등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준비가 안된 회사들도 생각보다 많다”면서 “정부에서 해외 진출을 도와주려고 많은 노력은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가시적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