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 직구액 6.3조 원…역대 최대
편리해진 주문·가성비 덕에 수요 급증
이커머스 업계 주도권 경쟁 본격화
한국이 직구 시장 격전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국내 직구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국내외 이커머스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 규모는 건수 9612만 건, 금액은 47억2500만 달러(약 6조300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커머스업계에서는 올해 해외 직구 규모가 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해외 직구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편리해진 직구 방법, 배송기간 단축, 고물가 시대에 따른 가성비 수요 등으로 인해 해외 직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이커머스업계의 설명이다.
이처럼 해외 직구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플랫폼 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이허브, 알리익스프레스, 큐텐 등 외국계 이커머스를 비롯해 티몬, 롯데온 등이 해외 직구 수요를 겨냥한다.
2008년 한국 직배송을 시작으로 국내에 진출한 아이허브는 1800개 브랜드 3만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바탕으로 한국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한국 지사인 아이허브 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와 함께 기존 한국어 및 원화 표시, 한국어 상담 서비스 제공과 함께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국내 3대 간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결제 편의성을 키웠다. 아이허브는 글로벌 매출 톱 5에 들어가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태 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에 1000억 원을 투입한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러한 내용을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 직구 수요가 높은 만큼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배우 마동석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도 이와 맥이 같다.
물류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CJ대한통운과 협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CJ대한통운과 손을 잡고 기존 1~2주 내외의 배송기간을 3~5일로 단축한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발목을 잡아 왔던 가품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방지 시스템 구축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큐텐과 티몬도 국내 직구 시장 공략에 나섰다. 큐텐은 티몬 인수에 이어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까지 차례로 품으며 이른바 ‘티메파크’ 연합체를 꾸렸다. 특히 이 가운데 티몬은 큐텐이 보유한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직구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티몬에 따르면 올해 3월 해외 직구 거래액은 큐텐 인수 이전인 6개월 전(2022년 9월)과 비교해 55.9% 증가했다. 가전·디지털 품목과 식품·건강식품 품목의 구매액이 각각 143%, 48% 올랐다. 큐텐이 보유한 글로벌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 결과 가격 경쟁력 확보와 함께 빠르고 안전한 배송이 가능해졌다는 게 티몬의 설명이다.
티몬은 큐텐 상품 입점, 직구 전문관 ‘티몬무역상사’를 운영하면서 직구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큐텐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배송 기간을 단축하는 등 직구 역량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직구 사업에 뛰어든 롯데온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국가의 인기상품을 입점시키며 상품을 확대하는 한편 배송 및 고객 응대 등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롯데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직구 매출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