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종가 대비 25.52포인트(1.03%) 하락한 2475.42에 거래를 마쳤다.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 홀로 5968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2381억 원, 380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자동차(2148억 원), 소프트웨어(1577억 원), 건강관리(662억 원) 업종을 순매수했지만, 철강(655억 원) 은행(215억 원) 에너지(200억 원) 업종은 순매도했다.
다음 주(5월 15~19일)에도 코스피는 미·중 갈등 등 정치·외교적 불안 요인이 예정된 가운데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 기업 실적이 하방 압력을 제한하는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분기 실적과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는 상승 요인이지만,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 중국 보복소비 낙수효과 기대 완화는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를 2420~2550포인트, 원·달러 환율 밴드는 1290~135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오르고, 전월보다는 0.4%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와 같은 재화물가에 비해 서비스물가의 부담은 여전히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신규 고용과 소비자물가가 발표된 이후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금리 인하 폭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견고한 서비스 물가를 고려할 때 연준이 당분간 최종금리 수준(Terminal Rate)에서 인플레이션 완화를 확인하려는 인식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속에서도 여전히 타이트한 고용을 고려하면 근원 물가의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되기는 어렵다"며 "현재 선물 시장이 반영 중인 연내 연준(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되돌려질 경우 달러 지수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이차전지 관련주들은 다음 주에도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하며 조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식시장은 연초 이후 강세를 보인 이차전지 주가에 따라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900선을 웃돌았던 코스닥 지수는 지난 12일 기준 한 주간 22.63포인트 하락한 822.43에 거래를 마쳤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2심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는 소식이 이차전지 관련 주들의 내림세를 이끌었다. 지난 11일 이 회장은 자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서울고법 형사5부로부터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6.78%, 4.1% 하락 마감했다.
오는 16일(한국시각) 밤에는 미국 경제분석국이 신용카드 지출 데이터를 제공하는 4월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4월 소매판매 지표는 지방은행 리스크가 불거지며 둔화됐던 3월에 비해 소폭 회복된 것으로 알려진다. 같은 주 발표되는 미국 주택판매 역시 개선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된 후, 주택과 자동차 판매가 개선되자 지방은행 리스크는 개별 은행의 장기 구조조정 이슈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김 연구원은 "올해 들어 미국 10년물 금리의 저점수준과 시기는 4월 6일 3.3%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춘 후에는 미국의 지표가 일부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침체 전망은 후퇴할 것으로 예상되고, 시장의 전반적인 컨센서스가 침체 없음으로 옮겨오면 그때부터 침체 우려를 걱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진행됐던 1분기 어닝시즌이 양호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재까지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코스피 200 기업 중 91%에 달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됐다. 이들 기업의 실적 합계는 영업이익 기준 증권가 컨센서스의 109% 수준으로 웃돌고 있다. 어닝서프라이즈(실제 실적이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를 기록한 기업 비율은 56%로 절반이 넘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 울산 공장에 2조 원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한다는 소식 역시 호재다. 해당 공장은 올해 4분기에 본격 착공돼 2025년에 완공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해 연간 최대 15만 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국내 전기차 생산기술을 국가전략기술 육성을 위한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주요 경제지표 및 일정으로는 △12일 미국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15일 유로존 3월 산업생산 △16일 중국 4월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유로존 1분기 GDP, 미국 4월 소매판매, 미국 4월 산업생산 △17일 유로존 4월 소비자물가 △18일 미국 4월 기존주택판매, 미국 4월 콘퍼런스 보드 경기선행지수, △19~21일 G7 정상회의 등이 예정돼 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투자전략으로 반도체, 반도체장비, 자동차, 헬스케어, 우주항공 업종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