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보호법ㆍ배드뱅크 등 법안 논의 시급[꽉 막힌 부실채권 뚫어야 산다]

입력 2023-06-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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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채무자보호법 5개월 넘게 계류
올해 가계부채 NPL규모 전망만 3조원
낮잠 자는 법안 깨워야

올해 부실채권(NPL) 으로 분류되는 가계부채 규모가 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악성 추심을 막는 채무자보호법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부실자산을 인수·정리하는 배드뱅크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11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가 발의한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안(채무자보호법)’은 5개월 넘게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정무위원회는 2월 채무자보호법을 상정하고 소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이후 논의는 단 한 차례에 그쳤다.

채무자보호법에는 취약계층 연체 부담을 크게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간 ‘전체 채무’에 부과했던 연체이자가 ‘지연된 이자’만으로 한정된다. 추심업자가 채무자에게 연락하는 횟수도 제한하는 등 추심행위에 대한 법적 가이드라인도 대폭 강화된다. 또 금융기관에 채무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금융위는 1월 업무보고에서 “금리상승으로 금융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으로 그 어느 때보다 채무자보호체계의 마련이 시급하다”며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는 과잉 추심을 방지하고자 2020년 6월부터 개인 연체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만 매각하도록 했다. 그러나 저축은행은 캠코의 부실채권 매입 가격이 시장 가격보다 낮아 채권을 소극적으로 매각할 수밖에 없다며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이에 금융위는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동화전문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는 부실채권 전문투자사에 개인 무담보 연체 채권을 매각할 수 있다.

다만, 불법추심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유동화전문사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용정보사에 채권추심을 위탁해야 한다. 또 유동화전문사의 제3자에 대한 재매각은 금지된다.

부실채권을 사들이고 처리하는 구조조정 기관인 ‘배드뱅크’ 설치에 대한 논의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는 지난 3월 ‘배드뱅크 설치법’을 대표발의했다.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잠재부실이 현실화될 위험이 있는 만큼 부실 자산·채권을 안정적으로 인수·정리하고 채무를 조정하는 배드뱅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발의된 ‘한국자산관리공사 설립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캠코 내 안정도약기금을 설치해 금융회사가 보유한 부실자산과 채권, 부실징후 기업 등이 갖고 있는 자산을 인수·정리한다는 게 골자다.

경제위기대응센터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홍성국 의원은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PF 대출 약 20조 원에 선제 대응해 부실이 전 금융권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겠다”면서 “구체적인 운용방침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장 및 정책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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