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가르히 요트, 24일 부산 입항 예정
“우크라 전쟁 후 한국 대응 떠보기 위한 의도일 수도”
선박 항로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현재 알렉세이 모르다쇼프의 슈퍼 요트인 ‘노르’가 24일 부산 도착을 목표로 이동 중이다. 해당 요트는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의 항해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주 다시 위치 정보를 공개했다.
미국과 서방은 전쟁 직후 올리가르히가 소유한 계좌를 동결하거나 요트를 압수하는 등 조처했지만, 아직 이들의 자산은 전 세계에 떠돌고 있다. 특히 모르다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돈줄로 통한다. 그는 러시아 메이저 철강업체 세베르스탈의 대주주다.
미론 위원은 “지난 10~12개월간 꽤 많은 올리가르히 소유의 요트가 미국 제재에 압류됐고, 요트가 공해상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후 21대의 러시아 요트 가운데 2대만이 한국 입항을 승인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일은 놀랍다”고 평했다.
미론 위원은 요트 탑승객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만큼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러시아의 군 동원령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목적이고 두 번째는 러시아 정부와 정보당국의 의도적인 계략, 세 번째는 단순 사업 목적이다.
특히 러시아 정부의 개입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론 위원은 “지정학적 또는 경제적 이유로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파악하고자 한국 내에서 영향력 행사를 시도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종의 떠보기다.
나아가 “러시아의 외교 정책은 동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를 지향하는 만큼 크렘린궁이 해당 지역의 국가들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는 건 논리적으로 타당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대놓고 러시아기가 달린 요트를 통해 미국의 의심을 사고 한국의 평판을 더럽히려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해당 요트가 홍콩에 입항했던 당시 미국은 압류를 요청했고 홍콩은 이를 거부했다. 당시 홍콩 정부는 ‘개별 국가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요트가 떠날 때까지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 곤혹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 사업 목적이라 하더라도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미론 위원은 “요트 소유주의 단순한 사업 이익이 반드시 크렘린궁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지만 “요트에 대한 (한국의) 조처가 자국의 국익에 반한다면 러시아 정부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짚었다.
끝으로 “여러 가능성 중 어느 것에 해당할지 판단하긴 어렵다”며 “한국이 요트에 어떤 조치를 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