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축산업 뒤흔드는 기후변화…미국서 배양육 생산 새 시대

입력 2023-06-22 16:00수정 2023-06-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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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서 저체온증에 소 3000마리 집단 폐사
몽골선 기온 상승에 가축 약 50만 마리 죽어
영국 Z세대 43% “올해 육식 안 할 것”
미국, 줄기세포 배양 닭고기 시중 판매 첫 승인
높은 가격, 대량 생산 어려움 등 과제로 남아

기후변화가 글로벌 축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가축들은 춥거나 덥다는 이유로 죽어가고 있고 업계는 대안으로 대체육이나 배양육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선 처음으로 배양육 닭고기 판매가 승인되면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쇠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소들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며칠 새 마투그로수두술주에서만 소 3000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는데, 원인이 저체온증으로 밝혀져 논란이다.

브라질에서 자라는 소 떼가 2억2400만 마리인 것을 고려하면 당장 쇠고기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지만, 현지에선 이번 피해 규모를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본다. 게다가 당국이 성명에서 “기상 조건으로 인한 폐사 사례는 이미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혀 추가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기 섭취나 가죽 판매 등 가축 의존도가 높은 몽골에서도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가 악화하고 있다. 몽골은 70년 새 평균 기온이 2.1도 상승해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된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약 7000만 마리의 가축을 키우는 몽골에서는 최근 몇 년 새 몽골에선 극심한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약 50만 마리가 죽었다.

▲인도네시아 데폭의 한 농가에서 21일(현지시간) 농장 주인이 소의 치아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데폭(인도네시아)/EPA연합뉴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가 지난해 영국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43%가 올해 육식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포브스는 “젊은 소비자는 나이 많은 소비자보다 육류 생산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가능성이 더 크다”며 “이번 세대가 공장식 축산을 끝내지 않더라도 다음 세대는 그럴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배양육 개발 스타트업인 업사이드푸즈와 굿미트는 미 농무부로부터 배양육 닭고기를 시중 판매해도 된다는 승인을 받았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지 몇 달 만의 일이다. 배양육은 동물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육류로, 대체육과 함께 차세대 먹거리로 평가된다. 농무부의 결정은 동물 피해와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육류 생산의 새로운 시대를 연 것이라고 AP는 설명했다.

이달 초엔 세계 최대 쇠고기 생산업체인 JBS가 세계에서 가장 큰 배양육 공장 건설에 들어가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배양육이 당장 식품점에서 판매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UC버클리대의 히카르두 산 마틴 대체육연구소 소장은 “배양한 닭고기는 일반 닭고기보다 훨씬 비싸고 아직 전통적인 규모로 생산할 수 없다”며 “배양육이 틈새시장 제품으로만 남게 되면 환경에도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RB그룹의 세바스티안 본 세포기반 식품 매니저는 “소비자는 앞으로 2~5년 내 식당과 소매점에서, 7~10년 내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배양육이 판매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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