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배상 판정에 민주 “국민세금 지불 안 돼”...與 침묵

입력 2023-06-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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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피해 끼친 자들에 구상권 청구해야”
법무부·국민의힘 이틀째 침묵 유지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6.22. amin2@newsis.com

한국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약 690억 원을 배상하라는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절차’(ISDS)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22일 “피해 끼친 자들에게 구상권 청구하는 건 당연하다”며 국민 세금으로 배상액을 부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정부가 엘리엇에 물어줘야 할 금액은 690억 원, 이자까지 합하면 13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며 “이 돈을 국민 세금으로 지불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이번 배상판정의 의미는 박근혜 정부가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간섭해서 주주인 엘리엇에 손해를 끼친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을 이재용 측에 유리하게, 국민연금에 불리하게 만든 것이 바로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서 박근혜 청와대와 문형표 복지부장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압력행사하고 개입한 것이 드러나 유죄판결을 받았다”며 “이런 사태 막기 위해서 도입한 게 바로 스튜어드십 코드다. 국민연금이 기금에 손해를 끼친 삼성합병에 찬성표 던지는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윤석열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면서 “정경유착은 기업의 이익을 위해 정부를 동원하고 서로 이익을 취하는, 청산돼야 할 유물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에 개입하려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이득 본 자는 항상 빠져나가고 손해는 항상 국민의 몫이어야 하나”라며 “피해 끼친 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건 당연하다. 삼성 합병 사태 당시 수사 검사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어떻게 할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이용우 원내부대표도 “이런 정책 결정을 하고 부당한 개입한 사람은 누군가. 그 사람들이 책임자”라며 “그런데 우리는 배상금 690억 원과 법률비용, 소송비용 포함 1300억 원을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낸다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해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가 불복절차 진행 여부를 이틀째 고민하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도 함께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엘리엇 사건 판정문 분석 결과와 향후 계획 발표에 대해 “오늘 중으로 나올지 미정이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입장을 같이하는 만큼 법무부 발표 이후 당에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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