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사용료 약 3억 원…화훼분야 종자 수출 가장 큰 금액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국화 품종이 사용료를 받고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국산 화의 인지도를 높여 소비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베트남에 국산 백색 대형 국화 종자인 '백강'이 베트남 종자 수출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백강은 7년간 3억8000만 원의 사용료를 받는다.
주로 장례용으로 사용되는 흰색 대형 국화는 우리나라와 일본 국화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 품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농진청이 2015년 개발한 백강은 국내 최초의 흰녹병 저항성 흰색 대형 국화로, 국화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곰팡이병에 강한 종자다. 1월부터 12월까지 사계절 생산이 가능하고, 꽃 색이 깨끗하면서 꽃잎이 잘 떨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 장거리 수송에 유리하다. 꽃의 수명도 3∼4주로 일반 국화(2주)보다 두 배 가까이 길다.
또 국화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흰녹병에 강해 방제를 위한 약제 사용량을 30% 정도 줄일 수 있고, 재배 온도가 낮아 겨울철 난방비를 기존 품종보다 20% 정도 아낄 수 있다.
실제로 백강은 보급 5년 만에 국내에서 거래되는 흰색 대형 국화의 12%를 차지했고, 일본 국화인 '신마', '백선'을 대체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화 종주국인 일본 시장으로 44만 송이(3억8000만 원)가 수출됐다.
이 같은 백강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농진청은 베트남 수출을 추진했다. 베트남은 한 해 15억 송이의 국화를 생산해 베트남 안에서 소비하고 일본으로 일부 수출한다. 가정용 화훼 소비문화가 정착돼 꽃 소비가 활발한 데다, 각종 종교행사에 꽃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우수한 품종과 재배 기술, 자본 유치를 위한 해외투자에 열을 올렸다.
이에 농진청은 올해부터 베트남 화훼 주 생산지인 달랏 등에서 백강 재배를 확대한 뒤 점차 생산 물량을 늘려 7년 후 약 200㏊(9000만 주)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백강의 수출 성공은 국화 수출액을 반등시킬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국화 수출액은 2010년 1300만 달러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2021년에는 10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지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이번 성과는 국산 국화의 우수성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며 "베트남 현지에 백강을 증식, 재배, 유통하는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우리 국화의 해외 진출 기반을 튼튼하게 다져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진청은 2021년 일본과 베트남에 각각 품종보호출원을 완료해 백강을 무단 번식하거나 유통할 수 없도록 했다. 아울러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한 백강은 베트남 안에서만 판매하고 다른 곳으로 수출할 때는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불법 유통을 막을 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주로 유통되는 8종의 흰색 대형 국화 품종을 구별하는 분자표지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