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수기업으로 내셔널미디어그룹 점쳐져
푸틴 연인이자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가 의장인 곳
WSJ에 따르면 러시아 사법당국은 바그너 내 핵심기업인 패트리어트미디어그룹(PMG)의 컴퓨터와 서버를 압수 수색했다. PMG는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미디어 기업 인터넷리서치에이전시(IRA)를 흡수한 곳으로, 내셔널미디어그룹(NMG)이 기업의 새 인수자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NMG는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가 의장으로 있는 곳으로, 카바예바는 푸틴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져 있다. 둘 사이에 최소 세 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도 전해진다. 사실상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의 핵심을 가족에게 넘기려는 것이다.
지난달 말엔 바그너와 지주사 콩코드의 소셜미디어 채널을 차단하고 콩코드 자회사들을 급습하기도 했다. 당시 당국은 권총과 위조여권, 회사 수백 곳이 포함된 차트, 4800만 달러(약 627억 원) 상당의 금괴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런 바그너는 지난달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하면서 크렘린궁과의 관계도 틀어졌다. 푸틴 대통령과 바그너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협상 끝에 바그너는 내란을 중단했지만, 이번 일로 푸틴 대통령의 입지에 금이 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를 인수하려는 것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다만 바그너가 워낙 많은 사업을 거느린 곳인 만큼 푸틴 대통령이 기업 장악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WSJ는 “영국 왕실이 1858년 동인도 회사를 청산하고 직접적인 식민 통치체제로 전환한 이래 국가 정부가 바그너에 필적하는 기업 제국을 삼키려 시도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기업을 흡수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시도는 그가 가진 권력에 대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프리고진은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이동했다. 이후 벨라루스 내에 바그너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300개 넘는 텐트가 위성사진에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