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2016년 국민투표, 잘못됐다”
브렉시트 후 인플레이션 치솟은 영향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영국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1%는 ‘영국이 다시 EU 회원국이 되는 것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탈퇴를 지지하는 응답률은 32%였다.
브렉시트가 공식 발효된 2021년 1월 이후 재가입 지지율이 과반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 사이 지지율은 11%포인트 상승했다.
또 응답자 57%는 브렉시트의 시발점이었던 2016년 국민투표가 잘못됐다고 답했다. 이는 유고브가 브렉시트 설문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응답률이다.
이 같은 결과는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인들의 환멸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로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꿈꿨던 경제성장을 아직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휴가철 영국인들은 비 EU 입국자란 이유로 유럽 각국의 공항에서 더 긴 줄을 서야 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또 브렉시트 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엄격해진 규제로 인해 식품·에너지 공급난을 겪어야 했다. EU 회원국 출신의 외국인 트럭 운전자들이 영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국경을 넘지 못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공급난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상황이 악화하자 영국 정부는 EU와 브렉시트 협정 일부를 재협상하려 하고 있다. 현재 영국과 EU 사이에 운송되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연기가 협의 중이며 내년 1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식품 수입 통관검사와 관련한 비용 감축도 검토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국민투표가 시행된 지 7년이 지난 지금,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를 능가하는 인플레이션 상승 탓에 생활비 위기에 처했다”며 “자체 분석에 따르면 영국은 더 큰 빈부격차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