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신 日·동남아…‘타깃 관광객’ 바꾸는 시내면제점

입력 2023-07-21 06:00수정 2023-07-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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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ㆍ신라ㆍ신세계免 등 다이궁 비중 줄이며...새 고객 유치전 치열

롯데면세점, 상반기 일본인·동남아 매출 각각 3배·2배 성장
모바일 여권 서비스 도입·체험형 콘텐츠 확대…외국인 MZ세대 정조준
‘수익성 악화 요인’ 다이궁…면세업계, 올해부터 의존도 낮추기

▲여행객들이 이달 초 서울 중구 한 면세점에서 쇼핑하고 있다. (뉴시스)

경색된 한·중 관계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시내면세점이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정부와 면세업계 모두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다이궁(한-중 오가는 보따리상)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어, '큰 손' 중국인 관광객을 대체할 복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시내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은 계속 유치하되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최근 인천공항면세점에서 빠진 롯데는 시내 면세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이달부터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 중심으로 고객 서비스·혜택을 강화했다. 700여개의 주류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주류 전문관을 열었다. 또 지난달 업계 처음으로 모바일 여권 서비스도 도입했다. 모바일 여권 덕에 내·외국인 회원이면 서울 명동본점과 잠실 월드타워점에서 면세쇼핑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롯데면세점은 동남아, 일본 등 관광객들의 K패션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K뷰티에 이어 K패션 브랜드 강화하는 중이다. 실제로 이달 1일부터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더뮤지엄비지터뿐만 아니라 후아유, 라이프위크 3개의 브랜드가 신규 입점했다.

▲롯데면세점 직원이 서울 명동본점 12층에 위치한 설화수 매장에서 ‘모바일 여권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은 매장 리뉴얼에 나섰다. 판매 공간을 줄이고 체험형 공간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최근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경우 카페 라(Cafe LA)를 열었다. 면세점과 호텔, 남산까지 조망이 가능한 잔디밭 공간으로 구성됐고 지난달에는 면세점 옥상 공간을 루프탑 카페로 바꿨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면세점 혜택 모음 리플렛을 명동 상권을 중심으로 100여 개의 제휴처에 비치하고 있다. 또 영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3개 언어 버전으로 된 동남아 쇼핑가이드(인기상품·혜택 모음집)도 비치했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외국인 MZ세대 공략에 바쁘다. 신세계면세점은 미국, 일본, 동남아 지역의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명동점과 온라인몰에서 K뷰티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또 지난 3월부터 매장 내 언어별(태국, 베트남어) 쇼핑 컨시어지, 인기상품별 쿠폰이 담긴 동남아 언어별 리플렛 등도 비치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무역센터점 9층에 ‘스마스 월드 NFT 팝업스토어’를 마련, 디지털 아트웍과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2030 젊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와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투)

면세업계가 이처럼 시내면세점을 통해 일본·동남아 관광객 잡기에 나선 건 경색된 한·중 관계가 여전한 데다 수익성 악화의 원인인 다이궁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실제 국내 업계가 일본 동남아 고객에 집중하면서 외국인 매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기준 중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5% 감소했으나, 일본과 동남아 고객 매출은 각각 260%, 147%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전 10%대였던 다이궁에 주던 송객수수료가 지난해 40% 후반대로 크게 오르며 면세업계에선 '제살 깎기' 논란이 벌어지면서 업계가 다이궁 비중 줄이기는 최근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관세청도 송객수수료 근절을 강조한 영향도 크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면세점업계가 벌어들인 외국인 매출액은 9381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가량 줄었다. 그러나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 수는 51만16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배(473%) 이상 폭증했다. 외국인 대상 전체 매출 파이는 줄었지만, 면세점에서 실제 구매한 외국인 수는 늘었다는 뜻이다. 이는 결국 소수의 다이궁이 지배하던 시내면세점 시장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현재 중국 항공 노선이 50% 정도밖에 회복이 안 된 상태”라면서 “매출이 나올 수 있는 곳은 내국인과 일본·동남아 관광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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