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CFD 거래설명서 개정…'초고위험 1등급' 고지
대부분 증권사 CFD 위험등급 1등급으로 개정할 듯
SK증권, CFD 판매 중단…중단 계획 밝힌 증권사 아직 없어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CFD의 투자위험등급을 1등급(초고위험)으로 분류하다는 내용을 새롭게 담은 'CFD 거래 설명서'를 홈페이지에 개정했다. 해당 내용은 이달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CFD 거래 설명서에는 '위험등급 및 유의사항 안내' 항목에 '경고'로만 표시했다. 그러나 이번에 설명서를 개정하면서 투자위험등급을 추가로 고지한 것이다. 설명서에는 "CFD 상품은 (투자위험등급 5단계 가운데) 첫 번째로 위험성이 높은 등급으로, 1등급(고수익지향형) 이상 전문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투자 손익에 대한 책임은 모두 고객님에게 귀속된다"고 명시했다. 메리츠증권은 고객의 투자 성향을 △고수익 지향 △성장 지향 △중립형 △안정 지향 △이자소득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CFD를 초고위험상품으로 지정한 것은 금융당국이 5월 말에 발표한 CFD 규제 보완방안에 따른 것이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을 강화하면서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한 개인전문투자자'를 신설했다. CFD 장외파생상품에 속한다.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한 개인전문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위험 금투상품'으로 한정했다. 투자성 상품 위험등급 산정 가이드라인상 위험등급 2등급 이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상품에 투자하려면 최근 5년 내 1년 이상 월말평균잔고가 3억 원인 새로운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상품의 투자위험등급은 각 사에서 정하는 것"이라며 "다만 CFD의 경우 대부분 증권사가 '1등급'으로 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CFD는 실제자산(주식)의 직접보유 없이 가격변동분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의 일종이다. CFD를 악용한 주가조작 사건이 발생하면서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이후 SK증권은 CFD 판매를 지난달 28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SK증권 이외에 중단 계획을 밝힌 증권사는 아직 없다. 현재 CFD를 취급하고 있는 증권사는 12개사(교보·키움·삼성·메리츠·하나·유진·DB·한국·KB·신한·NH·유안타증권)다.
금융위는 다음달 1일까지 CFD 신규 거래를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증권사들은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시스템, 내부통제체계 보완 등을 마쳐야 한다. 금융투자협회는 CFD 취급과 관련한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저유동성 종목 취급 제한 등 각 증권사마다 세운 리스크 관리 내용을 모범규준에 사례로 제시하는 등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다.
CFD 재개 이후 신용공여 한도를 초과하는 증권사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금융위는 제도 보완 방안을 통해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에 CFD를 포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감독하고 있다. 금투협회 관계자는 "신용공여 한도 100%를 넘은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9월에 CFD 거래가 재개된 이후에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