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웨어, 구조조정 계획 발표에도 하루 동안 36% 급등
파산 종목 투자, 자칫하면 전멸할 수도
2년 전 게임스톱 사태와 혼동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99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 트럭운송 업체 옐로는 일주일 전 노조 갈등과 부채 문제 등을 이유로 영업을 중단하고 파산 보호 절차에 들어갔지만, 이후 주가는 약 400% 폭등했다.
재정 악화를 이유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가정용품 업체 타파웨어브랜즈 주가 역시 발표 후 2주간 1달러 아래에서 5달러까지 올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4일에는 하루 동안 36% 급등했다. 자금 부족 문제를 겪는 약국 체인 라이트에이드 주가도 지난주에만 68% 뛰었다.
이들 랠리는 지난주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가 2.3% 하락하며 3월 이후 최악의 주간 마감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뉴욕증시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속에 휘청거렸지만, 밈주식 만큼은 굳건했다.
밈주식은 주식 거래 사이트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종목을 뜻한다. 기본적으로 기업 펀더멘털에 집중하기보다는 거래 자체가 목적이 되면서 유행을 타는 경우가 많다.
다만 2년 전 게임스톱 사태가 공매도에 베팅한 헤지펀드와 이를 막기 위한 개인투자자 간 다툼이 빚어낸 결과라면 지금의 상황은 이미 기업이 사업 운영의 어려움을 공표한 상황에서 매수세가 몰리는 차이를 보인다. 특히 후자의 경우 기업이 파산하면 주주들이 전멸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기업이 회생하고 거래를 재개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어 기존 밈주식 열풍과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테네시공대의 빅터 리치아르디 재무학 교수는 “과거 어떤 투자자가 파산 종목으로부터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면 투자자들은 모든 파산 종목이 이익으로 귀결된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며 “이는 경마와 복권처럼 베팅 성과 확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기반에 둔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경고에도 당분간 주식시장 광풍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돈을 쉽게 벌어본 기억이 있는 투자자들이 멈추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업체 퍼블릭의 케이티 페리 IR 매니저는 “게임스톱이라는 지니를 다시 램프에 집어넣는 일은 어렵다”고 꼬집었다.